오늘이 소서(小暑)다. 입춘으로 시작하는 24절기중 11번째, 작은 더위라
는 뜻이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날이다. 연중 가장 덥다
는 대서(大暑)와 초복, 중복도 이달중에 들어있다. 올해는 가뭄으로 모내기
가 늦어져 벼농사도 다소 지연되고 있으나 예년 같으면 제초제나 농약을 뿌
리는 것도 이때부터다. 이상기후 탓인지 올해는 가뭄과 더위가 예년보다 일
찍 찾아와 도내 도시지역은 벌써 열대야에 시달리고 있고 포항은 섭씨 37.5
도, 영천 36도, 대구 35도를 기록, 더위로 숨진 사람도 나왔다.
미국 영국등 에서는 이시기를 Dog days라고 한다. Dog days는 엄격히 말
하면 가장 무더운 7월 3일부터 8월11일까지를 말한다. 우리처럼 보신탕을
즐겨해 붙여진 이름이 아니다. 별자리 가운데 Dog star(大犬座-큰개 별자
리)의 별(실리우스)이 해와 함께 뜨고 지는 시기라고 해서 유래된 이름이
다. 신문사에서는 한 여름철을 Silly Seaon이라고 한다. 직역하면 어리석
은 계절 또는 노망의 계절쯤이 되겠지만 그게 아니다. 기사거리가 없는 기
사고갈시기를 말한다. 무더위속에서는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핫 뉴스가 없
기 때문에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일에 대한 단순한 얘깃거리(Silly story)
로만 지면을 장식한다고 해서 나온 말이다.
초·중·고교의 여름방학도 20일 전후에 실시돼 이때쯤이면 여름휴가철
이 본격궤도에 오른다. 경기가 다소 나아 진것일까, 쓰고 보자는 낭비풍조
때문일까. 이달 중순이후의 괌, 사이판, 발리 등 동남아 피서지행 항공기
편의 예약률이 이미 96%에 이른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올해 7월은 신문사들에게 Sillly Season이 될것같지는 않다. 탈
세 언론사들에 대한 수사로 관련자들의 소환조사가 계속되고 이에 따른 야
당의 공세가 정국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좀 수그러 들었다고는
하지만 뙤약볕 아래 민노총의 파업과 비정규직 노조의 파업도 우려되고 있
다. 어수선한 정국이 사회를 불안케 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무더위
의 지금 시기가 이래 저래 2중의 짜증스러운 계절이 될것만 같다. <성정>
홍(논설위원)>성정>
소서
입력 2001-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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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7-07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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