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인들은 올림픽 평원에 웅장한 제우스신전과 경기장을 만들어
놓고 4년마다 갖가지 특별한 경기를 벌였다. 이것이 올림픽의 시원이다.
이 올림픽은 그들의 주신(主神) 제우스에게 바치는 제전행사로 종교·예술
·군사훈련이 삼위일체를 이뤘었다. 최초의 올림픽은 기원전 776년에 열렸
고, 기원후 394년 폐지될 때까지 장장 1천200년 가까이 이어졌었다. 그러
나 기독교를 로마제국의 국교로 정한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올림픽을 이교도
들의 종교행사로 규정, 폐지를 명함으로써 몰락의 운명을 맞았다. 그러다 1
천500여년 뒤 다시 부활됐고, 고대에 그랬던 것처럼 4년마다 열리는 국제
경기대회로 자리잡았다.
 올림픽의 부활은 프랑스인 피에르드 쿠베르탱 남작의 남다른 집념과 노력
의 결과였다. 그는 스포츠 제전을 통해 세계 청소년들의 상호 이해와 우정
을 다져 세계평화를 이룩하자는 뜻에서 그 부활을 줄기차게 역설했다. 그
의 그같은 의지와 노력이 결실을 맺어 마침내 1896년 아테네에서 첫 대회
를 갖게된다. 그후 근대올림픽은 인류의 가장 큰 평화운동으로 발전하여 오
늘에 이르렀다.
 베이징이 2008년 여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중국의 올림픽 개최는
그 의미가 사뭇 각별하다. 티베트 문제, 반체제인사 탄압 등 인권 및 민주
주의에 대한 갖가지 우려에도 불구, 국제사회가 베이징의 손을 들어준 것
은 이미 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실체를 인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는 중국이 지구촌의 대축제를 주최할 자격이 있음을 인정한 것으로 중요한
정치적 승리를 거둔 셈이라 하겠다.
 혹자는 1936년 히틀러가 파시즘 홍보를 위해 베를린 올림픽을 악용한 것
처럼 중국 또한 공산주의 체제의 성공을 자랑하기 위한 기회로 삼을 것이
란 우려를 나타낼지도 모른다. 그러나 1988년 서울 올림픽이 한국의 정치
적 발전에 도움을 주었듯이 베이징 올림픽 역시 중국의 민주화와 인권 개선
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을 믿고 싶다. 하긴 그런 기대가 없었다면 중국
이 제아무리 강대국으로 부상했다 해도 국제사회가 결코 그들의 손을 들어
주지는 않았으리라. <박건영(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