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숱한 쌍둥이를 창조했다. 그리스 신화의 태양의 신 아폴론과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부터가 쌍둥이다. 하늘의 베타(β)별과 알파(α)별인 폴룩
스와 카스토르도 쌍둥이고 전설상의 로마 건국자 로물루스도 쌍둥이다. 죽
음, 출산의 여신 헤카테도 등이 붙은 3체 쌍둥이다. 기독교 성경에도 쌍둥
이는 쌨다. 형 에서로부터 팥죽 한 그릇에 장자의 상속권을 샀다는 야곱 형
제부터가 쌍둥이고 유다가 며느리를 창녀로 잘못 알고 동침해 낳았다는 베
레스와 세라도 쌍둥이다. 속세 인간의 쌍둥이는 말할 것도 없다. 20세기 스
위스의 유명한 실험 물리학자와 화학자인 피카르 형제도 쌍둥이고 프랑스
의 천재 쌍둥이 형제 아탈리도 있다. 일본의 프로 기사(棋士) 하타야마(창
山) 형제와 108세와 109세의 장수를 누린 쌍둥이 자매 할머니 가니에(蟹江)
도 유명하다.
 신이 창조하는 쌍둥이엔 일란성(一卵性)과 이란성, 샴 트윈(Siam twin)
세 가지가 있다. 동성끼리만 태어나는 일란성 쌍둥이는 100% 같은 유전자
를 갖기 때문에 얼굴 체격 체질 목소리뿐 아니라 성격과 마음까지 닮아 너
무나 혹사(酷似)하다. 그러나 이란성 쌍둥이는 동성끼리 또는 이성끼리 태
어날 수도 있고 닮은 정도도 보통 형제와 비슷하다. 또 몸이 붙은 기형 샴
트윈은 머리와 가슴은 하나인데 머리 양쪽에 두 얼굴이 있는 야누스체
(Janus體)와 팔 둘, 머리 둘 혹은 팔 셋에 머리가 둘인 이두체 두 가지가
있다. 하지만 신의 작품은 완벽하다. 두 몸의 분리 수술도 못받고 결혼해
63세까지 살면서 각각 11명과 10명의 자녀를 낳은 19세기 태국의 엥 벙커
와 창 벙커 형제의 예가 증명하고도 남는다.
 그런데 인간이 과연 완벽한 쌍둥이를 만들 수 있는 것인가. 이탈리아의
체외수정 전문의와 미국의 국제 인간복제 컨소시엄 등이 오는 11월 '인공
쌍둥이' 즉 인간 복제를 강행하겠다고 해 논란이 분분하다. '과학, 의학의
혜택을 포기할 수 없다' '유전적 결함을 찾을 수 없다. 불가능하다' 그보다
도 신의 '대외비(對外秘)'까지 그렇게 까 봐도 괜찮을까? <오동환(논설위>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