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니 걸은 플레이보이 엔터프라이즈사의 상징이자 상표다. 1953년 '에스
콰이어'지의 카피라이터였던 휴 헤프너가 시카고에서 남성 전문 월간지 '플
레이보이'를 창간하면서 당시 개봉한 영화 '나이아가라'로 유명해진 마릴
린 먼로를 플레이 메이트로 선정해서 그의 누드사진을 잡지 한가운데 센터
폴더로 끼워 넣고 선정적인 내용과 디자인으로 편집 판매함으로써 잡지 시
장에 돌풍을 일으킨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섹스 예찬론자인 휴 헤프너는 잡지 발행과 함께 전국 주요 도시에서 플레
이 보이클럽을 개설, 토끼 모양의 옷을 입은 풍만한 유방의 섹스어필한 여
성인 이른바 바니 걸(Bunny Girl)을 동원해서 광고 효과와 함께 엄청난 재
산을 모았다. 이것이 바니 걸의 탄생 과정이다. 당시 플레이 보이지의 과감
한 편집내용과 디자인은 그때까지 음지에 가려져 있던 미국인들의 성행동
과 성의식을 양지로 끌어내어 성 해방의 물결을 주도해 왔다.
 플레이보이 엔터프라이즈사는 지난해 출판 엔터테인먼트 상품판매 카지
노 플레이보이 온라인등 5개 사업부문에서 3억800만 달러의 순이익을 냈
다. 그러나 잡지는 90년대 들어 포르노 영상물에 밀려 발행 부수가 미국내
에서 조차 350만부에서 지난해 315만부로 줄어드는 등 지금은 16개국 500만
부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카고 뉴욕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종업원 780
명중 지난해 120명을 해고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최근 한통하이텔이 이러한 플레이보이 온라인 사업중 하나인 플레이보이
닷 컴과 손잡고 오는 10월부터 국내에서 성인용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한다
고 한다. 미국의 플레이보이 닷 컴은 잡지의 기사와 사진·플레이보이 TV
의 동영상을 제공하고 있어 한통 하이텔이 이를 들여와 그대로 서비스를
할 경우 국내에 만연한 성 개방 바람에 어떠한 변화가 올는지 지금으로서
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포르노 영상물과 인터넷 사이트가 범람하는 마
당에 이쯤이야 하고 넘어가기에는 어쩐지 탐탁지 않다. 문제는 이러한 새
문화를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수용하느냐에 있는 것 같다. <성정홍(논>
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