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일으킨 전범(戰犯)을 야스쿠니(靖國) 귀신의 집(神社)에 모시는 것
부터가 잘못이다. '靖國"의 '靖"은 '편안할 정" '편안히 할 정"자다. 정
(靜)과 같은 글자다. 따라서 '정국(靖國)"은 '나라를 태평히 다스린다"는
뜻이다. 역사 드라마에서 자주 일컫는 '정난공신(靖難功臣)"도 난리, 즉 '
위난을 다스려 진정시킨 공신"이라는 뜻이고 '정광(靖匡)"도 '천하를 다스
려 바로잡음"이다. 그러므로 나라를 망친 패전의 전쟁 범죄자를 정난공신처
럼 정국(靖國) 귀신 집에 모신다는 것부터가 망발이다. 그런데도 야스쿠니
신사에는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을 비롯한 28명의 전범까지 모셔져 있
는 것이다.
독일의 뉘른베르크 재판과 함께 사상 최대의 전범 재판인 도쿄재판 결심 판
결은 48년 11월12일 이치가야(市ケ谷)법정에서 열렸다. 그 때 '데드 바이
행잉!" 웹 재판장의 추상같은 선고에 의해 교수형이 확정된 사람은 도조(東
條英機) 전 총리(육군대장)와 히로다(廣田弘毅) 전 총리겸 외무장관, 이다
가키(板垣征四郞) 육군장관 등 A급 전범 7명이었고 그해 12월23일 곧바로
처형됐다. 바로 그런 A급 전범 28명을 비롯한 B급 이하 전범의 위패가 봉안
된 야스쿠니의 떼 귀신들 앞에 고이즈미(小泉純一郞) 총리가 기어코 머리
를 조아리고 딱 딱 손뼉을 쳐가며 참배를 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어처구니
없게도 A급 전범들을 구국(救國)의 정난공신으로 인정한 꼴이고 그들의 침
략전쟁 행위를 당연했던 것으로 인정한 결과다.
한데 '국왕의 선전 포고권과 교전권"을 명시하고 있는 것이 일본 헌법 제 1
장 13조다. 따라서 46년 5월3일 전범 재판 시작 무렵 A중의 A급 전범인 히
로히토(裕仁) 국왕부터 단죄해야 한다는 연합국측 주장이 드높았다. 그걸
반대한 사람이 스탈린이었다고 한다. 아무튼 독일 총리는 히틀러, 괴링, 로
젠베르크 등 2차대전 전범 귀신을 돌아보지 않는다. 나치스 친위대 병사가
끼여 있는 서부 비트부르크 전몰 용사 묘지도 찾지 않는다. 일본 총리의 행
위가 가증스럽기만 하다. <오동환(논설위원)>오동환(논설위원)>
야스쿠니
입력 2001-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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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8-16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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