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국은 전후 국제평화를 위한 새 국제기구 설립을
검토했다. 1920년 설립된 국제연맹(LN:League of Nations)이 전쟁 발발을
막지 못한 데에 실망, 보다 일반적이고 범세계적인 기구의 필요성을 절감했
던 것이다. 1941년 8월 14일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즈벨트와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이 대서양헌장을 통해 종전 후 새로운 세계평화의 정착을 희망
했고, 다음 해 1월 1일 26개국 대표들이 워싱턴에서 만나 연합국선언
(Declaration by United Nations)에 서명하게 된다. 루즈벨트에 의해 제안
된 국제연합(United Nations)이란 용어를 처음 공식적으로 사용한 게 바로
이 선언이다.
 그후 1943년 10월 30일 모스크바 외상회의에서 미국 영국 소련 중국 4개
국이 일반적 국제기구 설립의 필요성에 합의했고, 1944년 8~10월 덤바턴오
크스회의에서 ‘일반적 국제기구 설립에 관한 제안’을 채택, 전문 12장의
국제연합헌장 초안을 마련했다. 1945년 4월 25일엔 50개국 대표가 샌프란시
스코에 모여 ‘국제기구에 대한 연합국회의’를 개최했고, 그해 6월 25일
국제연합헌장을 채택, 다음 날 51개국이 서명했다. 그리고 이렇게 성사된
국제연합이 그해 10월 24일 공식 출범했다.
 국제연합은 반세기여 동안 전쟁억제와 평화유지에 큰 성과를 남기었다.
또한 제3세계 국가들의 정치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개발도상국 경제성장에
도 이바지한 바 크다. 이같은 국제연합이 최근 직원들의 봉급도 지불하지
못할만큼 처량한 처지가 됐다. 일부 국가의 기부금 체납 때문이다. 현재 모
두 189개 회원국 가운데 86개국이나 기부금을 체납한 상태다. 그 중에서도
미국은 무려 4억6천만달러나 체납, 전체 체납액의 64%를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이 일본으로 1억2천만달러다.
 ‘부자가 더 인색하다’더니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이라는 나라들이 체납
1~2위를 차지했다. 더구나 미국 같은 경우는 국제연합 설립 때부터 주도적
역할을 했다던데, 돈에는 체면도 무엇도 없는 모양이다. <박건영(논설위>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