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에게 매춘처럼 오랜 역사를 가진 것은 없을 것 같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기초를 쌓은 수메르인의 기록에는 기원전 5천년쯤 신전창부(神殿娼
婦)가 있어 매춘을 했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당시에는 왕이 곧 신이었고
왕의 부인은 여사제(女司祭), 신을 옆에서 모시는 사람이 신전창부였다. 신
전창부의 역할은 신전에 공납하는 모든 남성과 감사의 표시로 성행위를 하
는 것이었다. 매춘의 효시는 이렇지만 원조교제의 원조는 일본이다.
1980년들어 일본에는 다케노코족(竹子族)과 안논족이란게 있었다. 다케노
코족은 죽순껍질을 벗기듯 자신의 옷을 하나 둘씩 벗고 대가를 받는다 해
서 붙여진 이름이다. 안논족은 여성 패션월간지 안안(Anan)이나 논노
(Nonno)를 읽고 이 잡지가 보여주는 생활스타일을 본따 행동으로 옮기는 여
성들이다. 이들에 이어 등장한 것이 한국에서는 신세대, X세대라고 불리는
신인류세대다. 신인류는 고도 경제성장의 혜택을 받고 자랐고 기성세대의
눈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새로운 가치관과 생활감각을 지닌 젊은 세
대다. 이들 가운데 원조교제의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매춘이 생계유지 수
단이라면 원조교제는 비툴어진 성의식을 가진 성인 남자들이 분별력없는 미
성년자의 사치성, 호기심을 부추겨 빚는 행위란 점이 다르다.
이러한 원조교제가 한국에 폭넓게 감염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원
조교제는 말 그대로 도와주며 사귄다는 뜻이다. 이 말이 청소년들의 성 매
매를 더욱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해서 정부는 청소년 성 매매로 이름을 바
꿔 부르기 시작했다. 오죽하면 이러한 궁리까지 했을까. 정부는 더 나아가
원조교제를 비롯한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169명의 명단을 30일 발표할 예정
이라고 한다. 지난해 7월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러한 명단공개가 청소년 성매매의 근원적인 예방책은 아닐지라도 지금
까지 나온 각종 대책 가운데 가장 강력한 효과를 기대할수 있는 방법이긴
하다. 그러나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 적발과 단속, 고발이 제대로 이루
어질 것인지가 관건이다. <성정홍(논설위원)>성정홍(논설위원)>
성매매 명단공개
입력 2001-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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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8-28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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