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의 힘이 얼마나 막강한지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 영국 중남미 동남
아 국가의 예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직접 달러부족으로 국가 파산위기를 맞
았고 온국민이 경제적 고통을 겪었던 터라 더욱 그렇다. 종교에서도 마찬가
지다. 1989년 4월 17일자 타임지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이슬람교인의 수
는 이미 프랑스에서 200만, 독일 170만, 미국에서 300만명 이상으로 늘어났
다. 영국의 이슬람교인은 이미 성공회교인의 숫자를 능가했다. 이러한 현상
은 이슬람교의 엄청난 오일 달러 덕분이다.'
 이러한 달러에 대해 EU(유럽연합) 유로화(貨)의 도전 준비가 착착 진행중
이다. 내년 1월부터 15개 EU회원국 가운데 12국에서 유로화가 전면 사용됨
에 따라 지난 30일 유로화 실물이 공개된데 이어 1일부터 극도의 보안속에
각회원국 은행들로 공급되기 시작했다. 유럽각국의 화폐가 단일통화로 통일
돼 완전한 시장 단일화와 경제통합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EU
는 미국을 능가하는 세계최대의 단일 통화권이 된다. 현재 EU의 교역량이
미국 일본을 합친 30%보다 많은 40%를 차지하고 있고 전세계 통화의 약 40%
가 EU지역안에서 돌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유로화가 달러를 누르고 세계 제
1위의 기축통화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U의 통화 통합은 곧 '하나의 유럽'이란 정치통합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다만 미국식 유럽 합중국이 될 것인지 아니면 각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국가
연합 형태가 될 것인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EU의 전신인 EC(유럽 공동체)
가 경제 정치 통합을 위해 마스트리트조약(1993년)을 추진한다는 발표가 있
을때인 1990년 까지만해도 많은 사람들이 이에 회의를 가졌다. 90년당시 일
본의 한 경제연구소 이사장인 미야자키이사무(宮崎勇)같은 사람은 “그것
이 가능할는지 의문이고 EC의 공동통화도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
고 공개 토론회에서 말할 정도였다.
 그런데 경제적 정치적 유럽 통일이 현실화 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는 이
렇게 변하고 있는데 우리 정치인들은 국내문제에서 조차 자기 색깔내기에
만 열중하고 있다. <성정홍(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