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모든 어처구니 없는 사건 중 가장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미국
서 터졌다. 저게 도대체 지구·혜성 충돌의 공상 과학 영화 '디프 임팩
트'나 지구·행성 충돌의 유사한 영화 '경고도 없이'의 엄청난 폭파 붕괴
장면인가 또 다른 SF 영화의 폭파 신인가. 미국의 가슴인 뉴욕에 치솟은
110층 짜리 마천루(摩天樓) 중 마천루인 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어떻게 저
렇게 무너져 내릴 수 있으며 같은 미국의 심장인 워싱턴의 그 유명한 5각형
(펜타곤) 국방부 건물이 어떻게 저리도 무방비로 당할 수가 있는 것인가.
우선 여우와 늑대의 중간형 주구(走狗)인 '자칼(jackal)'이라는 별명을
가진 카를로스를 비롯해 아부 니달, 모하메드 아바스, 아메드 지브릴, 오사
마 빈 라덴 등 악랄한 국제 테러의 대부들 부터 떠오른다. 모두가 회교, 팔
레스타인 과격파 테러리스트다. 다음엔 2차대전 말기 일본의 가미카제(神
風) 자살 특공대식으로 돌진한 이번 테러분자의 발악적인 목청의 환청(幻
聽)이다. “자다가 부시시(부스스) 일어난 조지 부시야! 뭐 미국의 NMD(국
가미사일 방어) 체제가 어떻고 어쩐다구? 어디 한 번 뜨거운 맛 좀 봐라!
FBI, 뭐? 웃기지 마! 델타 특공대, 뭐? 까불지 마!” 그리고 세계인 또는
외계인(?)의 감상은 무엇일까. △NMD가 무색한, 형편없이 뚫리고 찢어져 너
덜거리는 대공(對空) 방위망 △무신경, 무방비, 무인지경, 속수무책, 골 키
퍼 없는 골문 △종이 호랑이, 고무 표범, 수수깡 사자, 박제(剝製)된 맹
수, 배터리 나간 로봇 △세계 최약국과 같은 면모… 이런 게 아닐까. 아무
튼 지구촌 대표국이며 지도·경찰국가인 미국의 자존심은 여지없이 짓밟히
고 저들의 위상은 수세미처럼, 은박지처럼 처참하게 구겨졌다.
남북전쟁 이래 최대의 비극이라는 이번 테러의 정확한 사상자 명단과 범
인의 정체, 그리고 미국의 보복과 중동 정책, 그런 문제보다도 추후의 장기
적인 파장이 너무나 두렵다. 3차 대전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가, 30년대 세
계 경제 패닉(恐慌)의 재판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것 등이다. <오동환(논>
설위원)>오동환(논>
최악의 테러
입력 2001-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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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9-13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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