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환 논설위원

홍콩의 유명한 관상가 조길망(趙吉望)이 90년 6월 4일자 성도일보(星島日報)에 등소평(鄧小平) 관상평을 썼다. 한 마디로 그의 악성(惡性)은 눈에서 나온다는 것이었다. 왼쪽 눈은 크고 오른쪽 눈은 작은데다가 축 처진 그의 눈은 '천안문 학살 총책임자답게' 크게 간사하고 크게 악한 관상(大奸大惡之相)'이라는 것이다. 이라크의 후세인 눈 역시 사막의 독사니 사막의 여우, 사막의 악귀(惡鬼) 소리를 들을 만하다고 관상가들은 말한다. 보통 사람의 눈동자는 흰자위의 중간에 단정하게 박혀 있는데 후세인의 눈동자는 위로 올라가 눈꺼풀 속으로 절반쯤 들어간 채 묻혀 있어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가 그의 '동물지(動物誌)'에서 언급했듯이 지독하고 흉측한 독재자의 유형이라는 것이다.
한데 관상가들이 합창하듯 입을 맞추는 말이 있다. '이마가 세상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마가 바로 하늘의 뜰(天庭)이며 하늘의 창고(天倉)이기 때문이고 얼굴을 우주에 비유한다면 코는 사람, 턱은 땅, 이마는 하늘에 해당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의 루스벨트 트루먼 아이젠하워 존슨 닉슨 포드 카터 부시, 러시아의 흐루시초프 고르바초프 체르넨코 그로미코 유스티노프, 독일의 브란트와 콜, 프랑스의 미테랑, 이란의 호메이니, 이집트의 무바라크, 쿠바의 카스트로, 싱가포르의 이광요(李光耀), 포르투갈의 소아레스, 일본의 요시다와 나카소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등의 이마가 그런 이마다. 존 F 케네디의 비극도 그의 좁은 고양이 이마 탓이라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미국 테러의 총감독 오사마 빈 라덴이 터번을 쓰고 있어 그의 이마를 볼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는 난세효웅상(亂世梟雄相)이라는 것이 위안쾅런(袁匡任) 홍콩대 교수의 견해다. '사납고 용맹스러운 난세의 영웅'이라는 뜻이다. 곧게 뻗은 코에는 의기(義氣)가 서려있고 눈은 속셈을 드러내지 않는 강한 흉기(兇氣)를 담고 있으나 복이 많고 수명이 긴(福大命長) 상이라는 것이다. 그럼 내년 안에 죽는다는 또 다른 예언과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