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berserker와 thug는 폭력단체 이름에서 유래했다. 옛날 해적 시절의 노르웨이 폭력배, 폭한(暴漢)이 '버서크(Berserk)'였고 영국 식민지 시절의 인도 폭력배, 흉한(兇漢), 자객이 '서그(Thug)'였다. 폭력조직, 조직폭력의 대명사 마피아(Mafia)의 정식 명칭은 'La Cosa Nostra'로 '아름다움' '자랑'을 뜻한다. '4인방(四人幇)'이니 '5인방' 또는 '살인방조죄'니 뭐니 할 때의 '幇'자도 '도울 방'자로 아이러니컬하게도 조폭 이름에 잘 붙는다. 폭력배가 돕기는 뭘 돕는다는 것인지 중국 상하이의 악명 높은 조폭도 그 이름 가상한 '청홍방(靑紅幇)'이었고 대만의 야쿠자, 즉 흑사회(黑社會)의 대표적인 '폭조'도 그 이름만은 멋있고 거창한 '죽련방(竹聯幇)' '사해방(四海幇)'이다. 미국의 '화청방(華靑幇)'도 그럴 듯한 이름이다.
그런데 일본의 '야쿠자'만은 뜻이 불미스럽다. 八九三, 즉 도박의 가장 낮은 끗발(망통)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말 '요타로'도 바보, 얼간이라는 뜻이다. 어쨌든 조폭, 폭조라고 하면 알 카포네를 비롯한 17개파 1만6천명의 이탈리아 마피아나 야마구치구미(山口組)를 위시한 5천개 조직의 일본 야쿠자부터 연상할지 모르지만 그런 조폭이 없는 나라는 없다. 러시아 마피아만도 5천600개 조직이고 홍콩의 조폭도 '트라이어드(三合會)'등 수도 없다.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마피아와 야쿠자, 대만의 죽련방을 수입한 '뱀부 갱'등 '밤의 제국'이 미국이다.
영국 정계의 '케임브리지 마피아'나 이탈리아 마피아가 갈취하는 연 30조리라(약17조7천억원), 러시아 GNP의 30% 등을 들지 않더라도 조폭의 정·재계 커넥션과 영향력은 엄청나다. 1만7천명의 전세계 조폭 간부가 조문한 사해방 두목 천융허(陳永和)의 96년 2월11일 3㎞ 장례 행렬은 국장(國葬)보다도 큰 규모였다. '친구' '조폭 마누라' 등 조폭 영화가 요즘 말로 대박을 터뜨리는 까닭은 무엇일까. 정치 사회적인 풍토의 반영인가 아니면 단순한 흥미와 여흥 그런 수준인가.
조폭영화 - 오동환 논설위원
입력 2001-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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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08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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