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하면 아랍권과 중국이 난형난제(難兄難弟)다. 정부와 합세, 남편을 죽여 불사른 이란 여인이 흙구덩이에 묻힌 채 돌에 맞아 죽는 석살형(石殺刑)을 당한 것이 바로 지난 7월12일이었다. 그곳의 한 포르노 여배우도 간통 혐의로 지난 5월20일 석살형을 당했다. 간통 등 부정행위의 경우 여자는 겨드랑이까지, 남자는 목까지 땅에 묻힌 채 돌에 맞아 죽는 이슬람 율법에 의해서다. 지난 8월 20일 요우누스라는 파키스탄 의사도 함부로 예언자 행세를 해 마호메트를 모독한 죄로 교수형 선고를 받았다. 야한 옷이나 포르노 비디오를 팔아도 이슬람권에선 사형이다. 더욱 비정한 것은 18세 이하 미성년까지도 사형이 집행되는 나라가 이란 등 7개국이다.
중국 역시 횡령, 탈세, 납세 영수증 위조와 뇌물 수수, 음란물 출판, 지적재산권 침해, 홈뱅킹 범죄, 유해 음식 판매까지도 사형이다. 마약 소지나 거래범도 사우디가 참수형인데 비해 중국은 뒤통수 총살형인 점이 다를 뿐이다.
범죄와의 '무차(無次) 전쟁' 중인 중국은 지난 4월 중순부터 한 달 동안 무려 1천명이나 처형했다. 매일같이 33명 이상씩을 처형한 셈이다. 암흑가를 타파, 사회악을 제거한다(打黑除惡)는 목표는 특히 마약과 조직폭력에 가혹해 모조리 즉석 공개 총살형이다. 문혁(文革) 때는 유가족에게 실탄 값 지불을 명령할 정도였다지만 공개처형만도 매년 수천명에 이른다.
지난 6월 21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제1회 '세계사형제도폐지촉구대회'에 참가한 110국 정도가 사형을 반대하지만 더 많은 나라는 아직도 그렇지 않다. 미국도 38개 주가 실행 중이고 조지 부시 대통령도 텍사스주 지사 때인 6년 동안 152명의 사형 명령서에 서명했다.
'살인+살인'의 중복 살인으로 범죄 예방에도 효과가 없다는 쪽과 범죄자 인권보다 피해자 인권이 먼저다, '사형'이라는 경종은 필요하다는 쪽의 찬반 양론은 팽팽하다. 하기야 법도 선고 절차도 없는 '무단 대형 사형집행장'인 전쟁터는 뭐란 말인가. 국회에 상정됐다는 '사형폐지안'이 왠지 한가한 느낌이다. <吳東煥(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