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1시부터 5시 사이 우리나라 상공에서는 시간당 최고 3만개(한국 아마추어 천문학회 추산)의 별똥별이 쏟아지는 20세기 이후 최고의 우주 쇼가 펼쳐졌다. 유성(流星)우 쇼는 새벽 3시반쯤 피크에 이르러 관찰장소인 도내 이천시 덕평에 모인 1천여명의 참가자들이 탄성을 자아냈다는 소식이다.
별은 예부터 연인들에게는 사랑의 상징으로, 점성가들에게는 예언의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알퐁스 도테는 그의 소설 '별'에서 별똥별을 '천국으로 들어가는 영혼'이라 말했고 목동의 어깨에 살포시 기댄 스테파네트를 가리켜 하늘의 별이 내려앉은 듯 하다며 맑고 청순한 사랑을 표현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별똥별로부터 미래의 재앙에 대비하라는 신의 계시를 받고 피라미드를 건설했다는 말이 있다. 그 뿐인가. 큰 인물이 태어나거나 사라지는 것을 암시한것도 별똥별이었다.
그러나 현대과학은 이러한 낭만적인 생각을 거부한다. 우주의 기원이 100억∼150억년전 초고온 초고밀도 물질의 대폭발로 생성됐다는 소위 빅뱅현상이란 것을 밝혀낸것도 과학이다. 이러한 우주에는 1천억개의 은하와 각 은하마다 1천억개의 별이 있고 여기에 지구같은 행성과 위성의 수까지 합한다면 우주의 무한대성에 할말을 잊는다. 이번에 유성폭우 쇼를 보여준 사자자리 유성군은 이중 템펠-터틀혜성을 모체로 한 부스러기들로 큰 것은 직경이 10㎞, 작은 것은 1㎜이하다. 기록을 보면 1799년에 시간당 3만개, 1832년 2만개, 1833년 10만개, 1866년 6천개, 1867년 5천개, 97∼99년엔 100∼200개 였으니 거의 170년만의 대 장관을 연출한 것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이 유성우 쇼가 펼쳐질때만 되면 비상이 걸린다고 한다. 부스러기 별똥별들이 행여나 지구상공에 있는 600여개의 각종 인공위성에 충돌할 경우 엄청난 통신 정보대란이 올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 해도 대자연의 현상앞에서는 이처럼 전전긍긍 하는 것이 인간이다. 이러한 우주 현상을 보면서 인간은 정녕 개인의 사욕을 털어버리고 보다 겸허해 질수는 없는 것일까. <成定洪 (논설위원)>成定洪>
流星폭우 쇼
입력 2001-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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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1-1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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