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초 하(夏)왕조의 17대 왕인 걸(桀)왕은 사치와 낭비를 좋아했다. 궁
전을 온통 보석으로 단장하고 매일 연회를 베풀었다. 정원에는 주지(酒池)
를 만들어 배를 띄우고 고기를 쌓아 육산(肉山)을 이루었다. 연일 북소리
와 가무가 그칠 날이 없었다. 이를 노려 은(殷)의 탕(湯)왕이 군사를 일으
켜 걸왕을 멸하였다. 주지육림속의 나라가 성하지 못한다는 일화다.
걸왕의 시절 연회장이 얼마나 호화스러웠는 지는 짐작하기 어려우나 우리
나라의 룸살롱도 이에 못지 않을 것 같다. 수십억원을 들여 온갖 치장을 하
고 아리따운 미희들의 서비스는 외국인들도 감탄할 정도다. 지난 80년부터
85년까지 6년동안 한국특파원을 지낸 일본 시사통신의 무로다니 가쯔미(室
谷克實)기자는 그의 한국경험을 쓴 책에서 한국의 룸살롱시설과 규모에
“넋을 잃을 정도였다”고 말하고 있다. 20년가까이 지난 지금도 이런 룸살
롱 행태는 더하면 더했지 못한 것은 하나도 없는게 현실이다.
지난해 11월 벤처기업 호황으로 룸살롱이 문전 성시를 이룰때 국내 한 재
벌 회장이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처럼 말한 적이 있다. “벤처 사장들이 룸
살롱에서 하룻밤에 1천만원이 넘는 술을 마신다고해서 언론이 두들겨 패는
데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볼 일이 아니다. 자신의 성취를 술자리에서라도 뽐
내고 싶지 않겠는가. 그들의 기가 꺾이면 안된다.” 룸살롱에 갈만한 사람
은 다 가도 좋다는 식의 얘기였다. 그는 룸살롱의 사회적 해악과 성취욕을
과시하는 방법으로 사회에 대한 기여행위 등은 잊은 듯 했다.
정부는 최근 룸살롱 요정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에 대한 특소세를 종전
의 30%에서 20%로 낮췄다. 경기파급효과가 큰 공산품의 특소세 인하는 경기
활성화를 위해 바람직하다. 그러나 룸살롱 등 유흥업소와 일부 호화사치품
의 특소세를 내린다해서 국내 경기가 회복되는 것인지 또 누구를 위한 것인
지 의문스럽다. 호화 유흥업소는 모그룹 회장이 말했듯 특소세와는 관계없
이 있는 사람은 가기 마련인데 말이다. 정치인들의 눈에는 나라 살림이나
국민 정서는 보이지도 않고 오로지 내년 선거를 위한 표(票)만 보이는 모양
이다. <成 定 洪(논설위원)>成>
룸살롱의 減稅
입력 2001-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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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1-23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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