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대통령 감은 안돼 보이는 별의별 대통령이 다 있다. 라이베리아의 '서전트 프레지던트(육군 상사 대통령)'인 새뮤얼 캐년 도(Doe)부터가 그렇다. 미국 노예 출신인 일개 육군 상사가 검은 선글라스의 위풍당당한 얼굴로 80년 4월12일 쿠데타를 일으켜 대권을 거머쥔 것은 28세 때였다. '대통령'은 커녕 '중통령' '소통령'급도 안될 그는 톨베르트 대통령 등 숱한 인재를 무차별 학살, 라이베리아 권력의 뜨락과 뒤꼍을 온통 피바다로 만들었다. 더욱 기가 막힐 일은 그가 서울에 왔을 때 어느 명문 대학이 그에게 명예박사 학위까지 주었다는 사실이다. '미친 개' '현대판 술탄' '아랍의 이단자'로 불리는 리비아의 카다피 국가 원수가 69년 쿠데타로 대권을 잡았을 때도 27세였고 5·16때의 JP와 같은 육군 중령이었다. 90년 3월21일 취임한 나미비아 초대 대통령 삼 누조마(Nujoma)도 철도 노동자에다 게릴라전 투사 출신이었다.
아이티 30년 독재세습의 뒤발리에 부자는 어떤가. '20세 이하는 공무원이 될 수 없다'는 헌법을 뜯어고쳐 71년 19세의 세계 최연소 대통령이 된 장본인이 뒤발리에 2세인 베이비 독이었다. '소통령'급도 아닌 '최소통령'급쯤 될 그의 뒤를 이어 90년 취임한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대통령도 37세였고 85년 취임한 알란 가르시아 페루대통령도 36세였다. 93년 대통령이 된 러시아 땅 칼미크 공화국의 일륨지노프는 30세에 불과했다. 남미쪽에도 괴짜 대통령은 쌨다. 잠수함 조타, 수상스키, 모터사이클 경주, 스카이다이빙, 가라데 등 만능선수로 89년 브라질 국민 앞에 혜성(?)처럼 나타난 페르난도 콜로르 대통령(39)은 어떻고 부부싸움 끝에 가출해 친구 집을 전전, 식객이 된 카를로스 메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어떤가.
그들에 비해 우리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 분들은 수준도 차원도 다르다. 이번도 그렇다. 그러나 왠지 좀 불안하고 뭔지 좀 안타깝다. 아무리 뜯어봐도 '대통령' 감에는 못미친다 싶은 '중통령' '소통령'급이 아닌가 싶은 분들도 나서기 때문이다. 시쳇말로 '못말리는 사람'들이다. <吳東煥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