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대륙인가 섬인가. 엄격히 말해 대륙은 없다. 6대륙이 모두 지구 면적의 4분의 3(70.8%)인 바다(5대양)에 싸여 있기 때문이다. 섬이란 작을수록 섬답고 신비롭다. '섬=이상향'이라는 보도(寶島) 인식도 작기 때문이고 영토분쟁 하면 섬인 것도 섬의 상징적인 초월가치(超越價値) 덕분이다. 섬이라면 비너스의 탄생 등 온갖 신화와 비경이 어우러진 지중해의 키프로스(Kypros)만은 아니고 괌, 사이판, 발리 등 신혼여행의 밀월지도를 그리는 곳만도 아니다.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가 섬이었듯이 숱한 문학작품과 명화가 섬에서 묘사됐고 그려졌다. 올더스 헉슬리가 죽기 직전 '금지된 섬'을 쓴 곳은 서태평양의 팔라우(Palau)였고 헤밍웨이가 '무기여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등을 집필한 곳은 미국의 최남단 플로리다주의 고도 키 웨스트(Key West)였다. 고갱과 고흐의 명작 또한 남태평양 타히티(Tahiti)에서 그려졌다.
제주도부터가 그렇듯이 '섬=유토피아' 인식의 제1조건은 장수 환경이다. 헉슬리의 소설 '금지된 섬'의 '금지'란 잡답(雜沓)한 도시 문명에 오염된 대륙과 유토피아 섬 사이의 바다 고리를 뜻한다. '오염 금지 선'이다. 그래선가 섬 사람은 장수한다. 헉슬리가 진작부터 섬에 살았다면 69년 삶은 훨씬 연장됐을 것이고 헤밍웨이가 말년까지 '서부의 열쇠'라는 뜻의 그 '키 웨스트'에서 보냈더라면 그의 62세 생애 또한 30년은 연장됐을 것이다.
우리 강화도가 제주도와 함께 2020년까지 국제 해양생태 및 관광도시로 조성된다는 소식이다. 단군신화의 성지요 성화 채취지인 강화도엔 이 땅에서 '가장 높은(!)' 468m의 마니(마리)산이 솟아 있다. 마니(摩尼)란 마리→머리(頭, 宗)를 뜻하기 때문이다. 그 '머리산' 꼭대기엔 단군의 제천지(祭天地)인 참성단(塹星壇)이 놓여 있다. 별을 우러러 제사지내는 곳이 참성단이다. 그러니까 수려한 경관과 사적 등 관광자원이 아니더라도 가장 '별 볼 일' 있는 곳이 참성단의 강화도다. 다만 온 세계에 알려지는 낙원은 좋지만 오염 등 개발 부작용이 염려스러울 뿐이다. <吳東煥(논설위원)>吳東煥(논설위원)>
강화도
입력 2002-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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