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널드 햄버거는 곧 미국의 상징중 하나다. 그만큼 기업 이미지가 강하다. 맥도널드 햄버거의 기업 이미지가 강한 것은 빨간 코에 빨간색 둥근 모자를 쓴 광대 모습의 로널드라는 캐릭터 덕분이다. 공식 기록상 맥도널드 햄버거점이 처음 문을 연 것은 창업자 레이 크록이 1955년 미국 일리노이주 데스 플레인즈의 레스토랑에서라고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실은 이보다 훨씬 전의 일이다.
뉴 햄프셔주 베드포드가 고향인 모리스 맥도널드와 리처드 맥도널드 형제는 영화배우의 꿈을 안고 1928년 할리우드로 갔다. 그곳에서 영화배우가 되는데 실패한 이들 형제들은 1948년 네온사인간판에 맥도널드라고 쓰인 햄버거 가게를 차렸다. 당시의 식당들은 대개 손님의 주문에 따라 음식을 팔았다. 그러나 맥도널드 식당은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햄버거를 미리 만들어 15센트라는 파격적인 싼값에 팔았다. 이것이 맥도널드 햄버거의 효시다. 당시 밀크 세이크 대리점을 하고 있던 레이 크록은 이들 형제들에게 상표와 제조 기술을 다른 사업자에게 팔겠다고 제의, 승낙을 받고 1955년 정식 맥도널드 햄버거 1호점을 낸후 1961년에는 아예 이들 형제들로부터 맥도널드 햄버거의 운영권을 270만달러에 사들였다.
현재 맥도널드 햄버거는 전세계 121개국에 2만9천여개의 점포, 150여만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세계적 패스트푸드점으로 성장했다. 이처럼 사세가 급신장한 것은 품질 가격 청결 고객위주의 영업전략이 주효했겠지만 광대 모습의 로널드라는 캐릭터가 큰 몫을 했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이 로널드 캐릭터가 프랑스에서는 맥을 못추고 거리에서 사라지게 됐다고 한다. 프랑스내 반(反)세계화주의자들의 반미 감정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로널드 캐릭터가 1963년 미 워싱턴DC매장에 등장한후 처음 겪는 수모다. 그대신 프랑스에서는 프랑스 전통 만화의 주인공 아스테릭스(프랑스 골족의 영웅)를 캐릭터로 삼아 맥도널드 햄버거점 입구에 세워놓는다고 한다. 맥도널드가 추구하는 세계속 현지화(Glocalization)전략 때문이다. 기업의 세계 현지화를 위해서는 기업의 상징마저도 과감히 바꿔나가는 것이 오늘날 세계 기업들의 추세다. <성정홍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