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최고의 러브스토리는 역시 왕관을 버리고 사랑을 택한 영국 왕 에드워드8세와 유부녀인 월리스 심프슨 부인의 이야기 아닌가 싶다. 에드워드8세는 41세의 노총각으로 1936년 1월 왕의 자리에 올라 당시 런던 사교계의 여왕으로 일컬어지던 30대 후반의 유부녀 심프슨과 열렬한 사랑에 빠졌다. 이들 두 사람이 결혼하려 하자 가족들은 물론 볼드윈 수상까지 나서 그녀가 미국인인 데다 행실이 좋지 않다하여 결혼을 포기토록 왕을 설득했다.
그러나 에드워드8세는 같은해 12월 전국라디오 방송을 통해 “나는 사랑하는 여성의 협력 없이는 왕으로서 의무를 다할 수 없다”고 선언, 퇴위를 하고 사랑을 선택한다. 왕위는 재위 11개월만에 동생인 조지6세가 양여받았다. 다음해 에드워드8세는 본남편과 이혼한 심프슨 부인과 결혼했다. 이 사건은 왕관을 건 사랑이라 하여 당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화젯거리였다. 왕위를 이어받은 조지6세의 딸이 지금의 엘리자베스2세 여왕과 지난주 71세를 일기로 사망한 마거릿 공주 자매다. 에드워드8세는 이들 자매의 백부(伯父-큰 아버지)인 것이다.
이러한 마거릿 공주가 현지시간으로 15일 왕족으로서는 처음으로 그의 유언에 따라 화장된다. 마거릿 공주는 왕족으로서는 파격적인 진보적 행동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50년대에 생각할 수 없는 왕가의 전통을 깨고 평민과의 결혼을 원한다고 공개한 것도 그렇고 이번에 자신의 시신을 화장으로 처리토록 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마거릿 공주와 스노든경의 아들 데이비드 린리는 자신이 지난 85년 맞춤식 수제가구회사 린리사를 설립할 때 부모님이 투자하는등 성원해줬다면서 무엇인가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고 지난해 12월 뉴스위크지와의 인터뷰에서 털어놓았다. 그는 또 아버지가 타고난 발명가였기 때문에 자기뿐만 아니라 누이에게도 무엇인가 만들어 보라고 권했다며 이러한 일들이 가구사업을 하게 된 동기라고 밝히기도 했다.
에드워드8세에 이어 마거릿공주의 평범한 평민의 모습을 되돌아보면서 국내에서 무슨 게이트나 로비사건때마다 등장하는 고위공직자나 정치인 또는 여인들의 모습이 너무 추하게 비춰지는 느낌이다. 〈成 定 洪(논설위원)〉
마거릿 공주
입력 2002-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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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2-15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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