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배우 톰 크루즈가 미사일 이름 같다고 해서 놀림을 받는다지만 실제로 '크루즈(Cruise)'는 '선박 여행'이라는 뜻의 미제 미사일 이름이다. 그 밖에 미사일 이름도 흥미롭다. 중동전 때 이라크가 사용한 구 소련제 미사일 '스커드'는 '질주하다, 스쳐 지나가다'는 뜻이고 이스라엘이 응사한 미제 '패트리어트'는 애국자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질주해오는' 미사일을 '애국자'가 막아낸 격이다. 미제 '폴라리스'는 북극성을 뜻하고 북한이 94년 5월 발사 실험한 '실크웜'은 누에라는 뜻이다. 미제 '사이드윈더'는 사막에 사는 뱀 이름이고 '스패로'는 참새, '매버릭'은 '낙인 찍히지 않은 송아지'다. 무섭고도 그럴 듯한 이름은 역시 '나이키'다. 그리스 신화 니케(Nike)는 승리의 여신이지만 '나이키 에이잭스'의 '에이잭스'는 그리스 신화의 트로이군 용사 아작스(Ajax)를, '나이키 허큘리스'의 '허큘리스'는 그리스 신화 최대의 영웅 헤르쿨레스를 뜻하기 때문이다. 가장 거창한 이름은 '나이키 제우스'다.
미국이 신형 THAAD로 뉴멕시코 상공 80㎞에서 가상 적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실험에 성공한 것은 99년 8월이었고 러시아와 중국은 무시무시한 '전투기 싹쓸이'를 2005년까지 개발중이다. 일본의 '요격'이 아닌 '영격(迎擊) 미사일'도 무섭다. 한데 북한은 중국식 명칭으로 '지공도탄(地空導彈)부대'인 미사일부대를 86년에 창설, 91년엔 여단 규모로 늘렸고 이라크, 이란, 시리아에 스커드B와 C를 수출해왔다는 것이다. 또한 93년 사정 1천㎞ 이상의 노동 1호 발사에 성공했고 미국 전역에 공격이 가능한 1만5천㎞의 대포동 3호를 개발중이라고 한다. '대포동'은 함북지방의 지명(大浦洞)이다.
내일 방한하는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핵심 주제는 북한의 미사일 문제가 될 것이다. “태양은 메마른 대지를 일굴 수 없다”는 켈리 미 국무차관보의 코멘트가 아니더라도 북한은 이제 메마른 대지부터 돌봐 전 인민의 얼굴에 명도(明度) 높은 환희의 혈색부터 일궈내야 할 것이다. <吳東煥(논설위원)>吳東煥(논설위원)>
미사일
입력 2002-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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