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차는 독일, 가전제품은 일본, 향수는 프랑스, 양복은 영국, 가구는 이탈리아, 청바지와 영화는 미국 등 아직도 외국제를 선호하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농·축·해산물만은 예외다. '신토불이(身土不二)' 노래 덕분인지 또는 그런 믿음과 철학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대다수 한국인은 고기, 생선 등 한국산을 선호하고 값도 중국산에 비해 몇 배는 비싸다. 그만큼 맛도 좋고 믿을 수 있다. 그런데 중국 일본 등 외국인의 한국산 인식도 그럴까. 천만의 말씀이다. 일본 햄과 소시지 시장의 80%를 점유하던 최대 식품회사 유키지루시(雪印)가 지난 2월 느닷없이 망해버린 이유는 그 회사 이름이 나약해 보여서가 아니라 수입 쇠고기를 일본산으로 속여 팔다가 들통이 났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아무리 최고로 알고 있는 우리 한우 고기도 일본 등 해외로만 건너가면 “최고라니요?”가 된다는 것이다.
쇠고기뿐이 아니다. 지난 2월16일 구마모토켄(熊本縣) 야쓰시로시(八代市) 청과물 업자가 일본농림규격(JAS)을 위반해 걸려든 이유는 ㎏당 300∼400엔인 한국산 미니토마토(방울토마토) 3t을 ㎏당 500엔인 구마모토산으로 속여 팔다가 탄로가 났기 때문이었다. 작년 12월엔 또 한국산 굴이 이질 균에 오염됐다고 해서 입하를 금지당하기도 했다. 이 얼마나 자존심 상하는 노릇인가. 또 중국인의 한국산 식품 평가는 어떨까. 고기, 생선 등 몇 배나 비싼 값에 걸맞게 모든 한국 식품의 질이 우수하다고 믿는 것인가. 재작년 11월 베이징(北京), 시안(西安) 등에서 먹어본 과일 맛은 일품이었고 값도 한국산의 몇분의 1에 불과했다. 현지에서 구입하는 참깨나 일부 한약재 등도 품질이 좋다고 들었다.
납과 볼트가 들어간 중국산 참조기에 이어 이번엔 물 먹인 중국산 복어가 들어와 말썽이 되고 있다. 복어의 생식기 쪽으로 주입한 물이 냉동이 되는 바람에 무게에 현격한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도대체 누가 그런 짓을 하는 것인가. 한국인 마약사범이 중국에서 사형을 당하듯이 신성한 식품에다 못된 장난질을 치는 중국인 또한 우리 쪽에서 잡아다가 엄벌에 처했으면 싶다. <吳東煥(논설위원)>吳東煥(논설위원)>
중국산 복어
입력 2002-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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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3-2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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