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사상 최악의 황사(黃沙)공습으로 비상이다. 일부지역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임시 휴교령이 내려졌고 항공노선도 한때 결항사태를 빚었다. 그뿐 아니다. 축산농민들은 재작년에 호되게 겪었던 구제역 공포로 차단막 설치와 소독으로 밤잠을 자지 못하고 있다. 어제 그제 서울 경기지역의 도심지에서는 시민들이 호흡곤란을 겪는 일도 있었다. 공기중 미세 먼지가 평소의 30배에 달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총성없는 전시상태나 다름없다.
 이러한 황사의 발원지는 말할것도 없이 중국과 몽고에 걸쳐 있는 고비사막과 그 남서쪽의 타클라마칸 사막 그리고 황하 중상류지역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나타나는 안개같은 뿌연 황사가 아니라 아예 무시무시한 모래폭풍이 일어난다고 한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이를 흑(黑)폭풍이라 부른다. 겨울철 내내 얼어 있던 메마른 땅이 봄과 함께 날씨가 풀리면서 잘게 부서져 모래먼지가 된다. 이 황토먼지가 강한 햇빛을 받아 더운 공기를 타고 상공에 올라가 지상 5.5㎞상공에서 부는 강한 편서풍에 실려 한반도와 일본 멀리는 하와이 및 미 알래스카지역까지 날아간다는 것이다.
 황사현상은 최근세기에 생긴 일은 아니다. 중국의 경우 서기 300년 이후부터 관측기록이 남아 있고 조선왕조 실록에도 태종11년에 14일동안, 성종9년 4월과 숙종때 4월에도 흙비가 내렸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예년의 경우 국내의 황사발생 일수가 과거 30년동안 연평균 2.6일에 불과했던 것이 90년대에는 8.8일, 2000년에는 10일, 지난해에는 27일 등으로 급증했고 올해도 때 이르게 1월부터 발생하는 등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러한 영향은 중국이 90년 이후 경제개발에 따라 과다한 개간 등으로 80만㏊의 초원과 숲이 파괴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한다.
 미세 먼지에는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이 엄청나게 들어있다. 그래서 공기 1㎥당 미세 먼지 10마이크로 그램이 증가할 때마다 1일 사망률이 1%씩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제 황사대책은 관련국들이 실속없는 협의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해결안을 내놔야 할 때이다. <成 定 洪(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