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만큼 모든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은 없을성 싶다. 이같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승부를 겨루는 당사자들에게 공정한 룰이 적용되고 기회가 똑같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공정한 룰과 기회균등은 민주주의의 기초질서다.
18세기초 경마와 함께 영국에서 처음으로 스포츠로서 조직화된 복싱의 예를 보자. 먼저 체급을 구분해서 체중에 따른 불공정성을 없앴다. 뿐만 아니라 경기 하루전 양선수의 체중을 계측해서 체중을 위반한 선수에게는 2시간의 여유를 준다. 그래도 체중 조절이 안되면 위반선수는 실격처리되고 경기일정을 새로 잡는다. 실격이라 해서 기록상 패전으로는 올리지 않는다. 다만 규정위반에 따른 벌칙만 부과할 따름이다.
연초에 국내에서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채택된 바둑도 그렇다. 같은 프로기사들이 바둑을 둘때는 집흑자가 유리하다 해서 반드시 덤이라는 제도를 두었다. 게임이 끝난후 일정한 집수를 흑에게서 공제하는 것이다. 1939년 일본의 마이니치 신문주최 본인방(本因坊)대회에서 처음 이제도가 도입됐을 때는 흑 4집 공제였던 것이 무승부 게임이 많아지자 4집반으로, 그후엔 5집 반으로 늘더니 지금은 국내 기전에서도 6집 반으로 공제호수를 늘렸다. 집흑자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아마추어들끼리도 실력차가 심하면 접바둑을 둔다. 이처럼 스포츠는 공정경쟁과 기회균등이란 민주성 때문에 만인의 사랑을 받는다.
이러한 민주성이 배제된다면 관객을 끌수가 없다. 오히려 관객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분노와 야유를 받는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경기가 있다. 제1야당인 한나라당이 여당처럼 대선후보 경선제도를 채택한 것은 다행한 일이었다. 그러나 대선 후보등록을 하기도 전인 지난 3월말까지 인천(3월22일)을 필두로 울산 제주 강원 대구 경북 등 지역에서 서둘러 선거인단 공모를 마감한 것이다. 이미 출마의사를 표시한 특정인 이외의 다른 후보자를 지지하는 일반국민의 선거인단 참여의 길을 원천적으로 봉쇄했다는 의심을 받을만하다. 이렇게 되면 야당의 경선결과는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어 이제 반환점을 돌고 있는 여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비해 국민들의 관심이 반감되지 않을는지 모르겠다. <성정홍 (논설위원)>성정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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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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