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현재 66세인 한국인의 건강수명을 오는 2010년까지 75세로 늘리기 위해 최근 국민 건강증진 계획을 발표했다. 저소득층의 무료 암검진과 만성질환자 등록체계를 세워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각종 운동시설에 세금혜택을 줘 이용을 쉽게 하는 등 의료 건강서비스 수준을 크게 높인다는 계획이다.
건강수명이란 평균수명에서 질병이나 부상으로 활동을 못하는 기간을 뺀 기간이다. 정부계획대로라면 앞으로 8년동안 건강수명을 매년 1세이상씩 높여나가는 셈이다. 지난 2000년 WHO(세계 보건기구)가 처음으로 세계 각국의 건강수명을 발표했을 당시 한국인의 건강수명이 65세, 지난해에는 66세로 1년만에 1세 늘어났으니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만인의 바람이다. 그러나 이러한 건강한 삶 계획이 정부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GDP(국내 총생산)대비 보건분야 지출이 세계최고(13%)인 미국은 건강 수명이 우리와 같은 24위(66세)다. 반면 7.5%에 그치고 있는 일본이 74세로 세계 제일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92년 일본의 한 지방신문(靜岡新聞)이 여름시즌 후지산(富士山·3천776m) 정상 등산자를 조사한 적이 있다. 이에 따르면 조사기간중 100세 노인 1명, 90대 18명, 70~80세 753명이나 됐다. 이중에는 후지산 등산횟수 52회를 기록한 노인도 있었다. 일본인들이 건강관리를 위해 평소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한 단면이다. 93세의 니시지마 도오스케(西島 道助)노인은 특히 “나이가 들수록 적게 먹는 것이 양생(養生)”이라며 배가 부르면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먹기를 중단하라고 말한다.
'한국인이 미국인보다 더 오래 살 수 있다'라는 건강 지침서를 쓴 재미 한국인 내과의 김인훈 박사의 지적이 아니라도 맵고 짠음식과 지방질 육류를 포식하는 한국인의 대식습관이 건강의 적이라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니시지마 노인의 말은 이러한 한국인의 식습관에 대한 경고다. 아프지 않고 오래 살아야 삶의 의미도 있다. 무병장수를 위해서는 정부지원 못지 않게 본인의 노력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성정홍 (논설위원)>성정홍>
건강수명 계획
입력 2002-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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