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세상을 사는 동안에 유일한 소망이 있다면 그것은 죽기전에 꼭 3일동안만 눈을 뜨고 보는 것이다.” 미국의 유명한 맹농인 사회사업가 헬렌 켈러는 그가 쓴 '3일동안만 볼수 있다면'이란 책에서 그의 소원을 이렇게 썼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3일동안 볼수 있게 해준 하느님에게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영원한 세계로 돌아 가겠다고 했다. 유아때부터 소경에 귀머거리 벙어리의 3중고를 겪으며 세계 최초의 맹농아 대졸, 하바드대학 우등 졸업, 뛰어난 사회사업가로서 활약한 그가 고통이 얼마나 컸으면 이런 말을 남겼을까.
베토벤도 30세가 넘어 귓병을 앓아 청각장애자가 된다. 이 때문에 연주활동도 중단하고 작곡에 전념, 위대한 '영웅 교향곡'을 탄생시키며 스승인 하이든이나 모차르트의 영향에서 벗어나고 그의 개성을 꽃피운다. 역사상 신체적 불구를 극복하고 정상에 오른 인물은 허다하다. 중앙 아시아에 대 제국을 건설한 티무르 대제는 한쪽 눈이 없는데다 절름발이이고 한니발도 외눈이다. 프랑스의 화가 로트렉도 곱추에 다리가 불구였으며 이스라엘의 전쟁영웅 다얀도 외눈이었다. 2차 세계대전의 영웅 미국의 루스벨트대통령이 소아마비이고 천재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스는 지금도 활발한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는 장애자다. 국내에서도 후고구려의 궁예가 외눈이고 고 김기창 화백은 언어 장애인인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이처럼 장애인들의 신체적 불구는 생활에 불편함을 줄지언정 정신적 불구가 아니라는 사실은 역사적 인물을 통해서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생각이 바르지 못하고 말과 행동이 비뚤어진 사람이 바로 정신적 육체적 불구자라고 말한 한 장애자 단체 관계자의 말이 그래서 가슴에 와 닿는다.
오늘(20일)이 장애인의 날이다. 현재 국내 장애인의 수는 모두 450여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중 10%정도가 선천성이고 나머지 90%는 교통사고등 각종 재해로 인한 후천성 이라고 한다. 정상인도 한순간의 실수나 사고로 항상 장애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우리는 혹시 이들 장애자들을 차별대우해서 그들의 숨겨진 능력을 사장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되돌아 봐야 할 것 같다. <성정홍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