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지역 아이비리그 소속 대학중 코넬대학의 헌터 R 러링스3세 총장은 고교시절 아주 뛰어난 야구 선수였다. 졸업을 앞두고 한 프로야구팀에서 그를 당장 필요한 투수라며 계약할 것을 제의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이를 거절했다. 마이너리그에서 인생을 시작하는 것 보다는 대학에 가고 싶어서였다. 그는 펜실베이니아의 하버포드대학에 진학한 후 프린스톤 대학원에 들어가 아이비리그 대학의 참맛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그곳에서 고전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콜로라도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한후 80년대초 인생에 또 한번 전기를 맞는다.
그는 콜로라도 대학협의회의 부 재무관이 돼 많은 학자들과 만나면서 그의 전공이 아닌 다른 분야에 까지도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그후 아이오와 대학총장을 거쳐 지난 1995년 코넬대 총장에 선임됐다. 이러한 그가 최근 건강상 이유로 내년 6월까지만 일하고 총장직을 떠나 평범한 교수로 돌아가겠다고 사임을 발표, 주위를 놀라게 했다. 코넬대학은 137년의 역사중 러링스총장을 포함, 10명의 총장이 거쳐갔다. 총장의 평균 재임기간이 13년이 넘는다. 러링스 총장의 재임기간은 8년. 그가 그만 둔 이유는 겉으로는 건강이지만 사실은 보다 유능한 젊은 총장이 대학발전에 기여할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는 재임중 23억달러의 기부금을 모금했는가 하면 기숙사 시설의 완비, 카타르에 운영비만 7억5천만달러규모에 달하는 해외 의대 분교 건립, 내년부터 시작되는 5억달러 규모의 생명공학관 건립 등 엄청난 대학발전계획을 의욕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럼에도 그는 총장직을 젊은 후임자에게 넘겨줄 때가 됐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사임을 발표하면서 “나는 대학총장이 되기 위해 노력하지는 않았다. 다만 훌륭한 학자가 되기 위해 노력해 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대학총장 선출을 둘러싸고 가끔 파벌대결과 흑색 선전전이 난무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우리 대학과 교수들이 앞으로 대학발전을 위해 어떠한 길을 택해야 하는지, 러링스 총장의 말과 행동은 그 답을 제시하고 있는 것 같다. <성정홍 (논설위원)>성정홍>
코넬大 총장의 사임
입력 2002-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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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08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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