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6월이 폭발해 5월과 7월로 날아갈 듯이, 또는 동해와 서해로 흩어질 듯이 너무도 위대하다. 월드컵 첫 승전의 6월 4일만 국경일(國慶日)은 아니었다. 16강이 확정된 14일도 국경일이었고 8강까지 오른 18일도 위대한 6월의 국경일이었다. 아니 22일도, 30일도 더 큰 국경일일 것이다. 구슬픈 눈물의 현충일과 6·25의 6월을 온통 기쁨과 감격의 눈물로 적셔버린 종료 2분전과 연장 끝 3분전의 기적 골 신화는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인가. 전세계 테너와 소프라노가 일제히 기적의 땅 대∼한민국을 향해 베토벤의 '환희의 노래'와 베르디의 오페라 '축배의 노래'를 합창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그 환청(幻聽)을 느낀다.
'이탈리아(Italia)'란 황소를 뜻하는 'italos'와 나라를 가리키는 'ia'가 합쳐진 말로 즉 '황소의 나라'다. 그 사나운 황소들을 우리 투우사들이 물리쳐 '8강 이탈(離脫)리아'를 만들어버리다니! 그것은 '슬픔 속'에 짐을 싼 스트라이커 '비에리(悲哀裏)'를 비롯한 황소들의 슬픔만이 아니었다. 장화 모양의 이탈리아 반도가 지중해에 잠기는 슬픔이었고 기독교 문명의 본산이자 보고(寶庫)인 이탈리아가 바다 속에 잠기는 어둠이었다. 우리의 어떤 힘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고 헨델의 '왕궁의 불꽃놀이'가 아닌 '대∼한민국 코리아의 불꽃놀이'로 만발케 했는가. 그것은 30억 아시아인이 기(氣)를 모아 응원해준 덕이었는지도 모른다.
위대한 6월 연속 국경일 창시자 히딩크는 아직도 승리에 배고프고 '진행중인 꿈'이라고 했다. 그럼 인터넷 주민등록증의 다정한 이름 '희동구(喜東丘)'의 갈증과 꿈은 어디쯤서 멈출 것인가. 걱정거리도 있다. 첫승과 16강 8강에도 목이 쉬고 어깨뼈가 빠지고 숨지기까지 하는데 4강과 우승까지 가면 어떻게 될 것인가. 대문짝 같은 신문 글자도 그 때가 걱정이다. 일본과 우리가 결승에서 만나 전 세계인을 기절케 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우리는 북한의 66년 잉글랜드 대회 8강을 보도하는데 반해 북한은 우리의 8강에 대해 19일 오전 현재 일언반구도 없다는 사실은 또 얼마나 끔찍한 슬픔인가. <吳東煥 (논설위원)>吳東煥>
위대한 6월
입력 2002-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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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1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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