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75대 직계자손이라는 공건(孔健)이라는 사람이 있다. 중국 청도에서 태어나 산동대학에서 일본어를 공부하고 90년대 초 일본의 한 화보사에 근무하면서 중국에 관한 여러권의 책을 집필, 우리나라에도 알려져 있다. 그는 ‘중국인과 일본인’이라는 책에서 중국인에 관하여 알아둬야 할 3가지를 이렇게 썼다. '중국인은 첫째 질투심이 많고, 둘째 남에 대한 경계심이 많으며, 셋째 투쟁심이 강하다'. 이 세가지를 알고 중국인에 접근하면 상담도 쉽게 풀린다고 권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인은 체면을 더 귀중하게 여긴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또 중국인의 처세명언 중에는 사기(史記)의 고사에서 인용한 야랑자대(夜郞自大)라는 말이 있다. 야랑은 중국 서남쪽에 있는 땅 이름이다. 지금의 귀주성과 운남성 일대에 걸쳐 있는 지역으로 그곳에는 한나라시대에 여러개의 독립된 나라가 있었다. 이 가운데 야랑은 진(眞)나라와 함께 한나라로부터 왕을 책봉 받을 만큼 가장 큰 나라였다. 나라가 커 봤자 한나라의 일개 군보다 작았다.
어느날 한나라의 사신이 야랑에 갔을 때 야랑의 왕이 “한이라는 나라는 우리 야랑보다 큰가?”라고 물었다. 한나라의 사신은 이 말을 듣고 어처구니 없어 말문이 막혔다고 한다. 야랑자대는 여기에서 유래돼 자기 분수를 모르고 자기를 스스로 크게 생각하며 으스대는 자를 일컫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오늘과 내일, 월드컵 축구 3·4위전과 결승전이 대구와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것을 끝으로 한달간에 걸친 지구촌 대 축제는 막을 내린다. 모든 나라가, 또 공동개최국인 일본도 한국의 4강 진출과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하고 있다. 그런데도 유독 중국만이 한국의 4강 진출을 두고 ‘한국의 음모와 신화’라고 욕설을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의 결승진출이 좌절 됐을 때는 “이제 악몽은 끝났다”고 혹평한 언론도 있다. 공건이 말한 중국인들의 몸에 밴 질투심 때문인지, 축구에 관한 한 우물 안 개구리 식 야랑자대의 모습인지 정말 그 속내를 알 수 없다. <성정홍 (논설위원)>성정홍>
夜郞自大
입력 2002-06-28 00:00
지면 아이콘
지면
ⓘ
2002-06-28 0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