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개국 중 4등. 월드컵 성적표다. '그래도 잘했다'는 평은 준결승전 패
배 때와 마찬가지다. FIFA 랭킹 40위가 일약 4등으로 도약했기 때문이다.
한데 어제 일본 요코하마(橫濱) 경기장에서 벌어진 결승전 말고 같은 날
또 하나의 치열한 축구 경기가 부탄의 수도 팀푸(Thimphu)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지난 2월 FIFA 랭킹 202위에 오른 부탄
과 꼴찌인 203위의 몬트세라트가 A매치를 벌인 것이다. 그러니까 대∼한민
국의 축구 성적은 4/203-203개국 중 4등인 것이다.
4/203…대단한 우등이다. 전국민의 기립박수 감이고 커튼 콜 감이다. 최
고의 찬사 사인으로 두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려 보이는 것(Two thumbs up)
도 있다. 또 훌리건, 약물 복용, 과격 시위, 교통 대란 등이 없는 4무
(無), 5무의 월드컵을 마친 대∼한민국도, 붉은 악마도 전 세계인의 기립박
수 감이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의 보도가 아니더라도 이번 월드
컵의 최대 수익국은 대∼한민국이고 경제 효과만도 16조라고 한다. 세계 언
론의 대∼한민국 보도 홍보 효과도 상상을 넘는다.
스포츠 종합지 Sportiva(集英社)와 넘버(文藝春秋社) 등 일본서 창간 또
는 출간된 축구 관련 잡지와 단행본만도 100종류가 넘고 홍명보의 자서전
등 대∼한민국에서도 많은 출판물이 쏟아져 나왔다. “한국이 짧은 시간에
마음을 훔쳐버렸다(stolen)”는 히딩크…그에 대한 유머만도 얼마나 유쾌했
는가. “그가 사는 곳은 송종국(國)이라는 나라의 설기현(縣)인데 김병지
(池)를 지나 이운재(峙)를 넘어야 하고 박지성(城) 안에 유상철(鐵)이라는
합금으로 지은 집에 살며 하는 일은 김남일(業)이다” “일손을 놓게 한 업
무방해죄, 심장마비 촉진죄, 도로교통 마비죄, 수면방해죄, 피를 말린 상해
죄 등 그는 사법처리돼야 한다”는 등.
지상 최대의 축제는 끝났다. 허전하고 허탈한 평상으로 모두가 돌아갈 시
간이다. 우리는 과연 다음 월드컵에도 축구 강국으로 지속될 것이며 이번
대회의 엄청난 이득과 교훈, 긍정적 신호가 흔들리지 않을 것인가 하는 숙
제를 안고…. <吳東煥(논설위원)>吳東煥(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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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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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3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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