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초중고교의 학생 체벌기준을 마련, 각급 학교에 참고토록 시달하자 이를 두고 교사 학부모들간에 찬반 양론이 무성하다고 한다. '학생에 체벌을 할 때 손발을 사용해서는 안 되고 남학생은 엉덩이, 여학생은 허벅지만 때리도록 했다'는 것이다. 1인당 체벌횟수와 회초리 크기까지도 정하는 등 구체적이다. 교육부는 이를 2학기부터 교사들이 참고하도록 했다고 하지만 일선학교에서는 지금까지 관례상 참고사항이 아닌 강제지시나 다름없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는 태도들이다.
수년 전부터 학생에 대한 과잉체벌로 교실안에서 불상사가 잇따르자 학생들의 112신고가 끊이지 않는등 교실안 풍경이 살벌함과 삭막한 공간으로 변하기에 이르러 이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이해된다. 우리말 속담에도 '자식이 귀하면 매 한 대, 미우면 떡하나'라는 말이 있다. 또 빌리 그래햄목사도 “아이들이 당신에게 고의적으로 불복종할 때 그때는 신체적 행동, 즉 체벌을 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보면 자녀나 학생교육에 회초리의 필요성은 동서양이 모두 인정하고 있는 것 같다.
교육학자들은 매라는 것은 체벌을 받아야 하는 학생의 뉘우침을 유도하고 다른 학생들에 대해 경각심을 함께 불러일으키는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학생에 대한 감정적 체벌을 피하기 위해 △교사가 화가 났을 때 △술을 마셨을 때는 절대 매를 들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 체벌을 하더라도 △매를 든 이유를 확실히 설명해주고 △체벌후 적절한 시간이 지나서 사랑의 표현이 뒤따라야 하며 △절대 얼굴이나 머리부분을 때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부모라면 자기 자식에 회초리를 든 후 뒤돌아 서서 가슴 아파하고 맘속으로 눈물을 흘린 적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자녀를 때린후 얼마안돼 사랑의 사인을 보내는 게 부모들의 마음이다. 매라는 것은 이처럼 애정이 담겨 있어야 교육의 효과도 크지 않은가 싶다. 회초리에 사랑이 담겨져 있지 않다면 체벌의 기준을 정한다 해도 그것은 폭력을 정당화하는 흉기일 따름이다. <成定洪 (논설위원)>成定洪>
사랑의 매
입력 2002-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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