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뇌에 언어와 논리력의 중추가 있고 오른쪽 뇌에 직관력과 감성력의 중추(신경)가 있다면 셰익스피어와 아인슈타인 등은 '좌뇌(左腦)잡이'라고 할 수 있고 모차르트와 베토벤, 피카소 등은 '우뇌잡이'라고 할 수 있다.
눈도 오른 눈을 잘 감고 조준하면 왼눈잡이 사격 선수, 왼눈을 질끈 감고 총을 쏘면 오른눈 총잡이라지만 단연 오른눈잡이가 많다. 왼귀잡이도 있다. 88년 일본 준텐도(順天堂)대 의학부 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전화 교환원 100명 중 58명, 호주는 55%가 왼귀잡이였다. 특이한 건 100명 중 16명이 청력과 상관없는 오른귀잡이라는 사실이다.
세계 인구의 10∼15%라는 왼손잡이는 어떤가. 오른손은 왼쪽 대뇌반구(大腦半球)가, 왼손은 오른쪽 대뇌가 관장하기 때문에 예술가 왼손잡이가 많다는 것이다.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왼손잡이였고 피카소와 찰리 채플린, 마릴린 먼로도 왼손잡이였다. 히틀러와 트루먼, 포드, 카터, 부시, 클린턴 등도 마찬가지고 베이브 루스와 장훈, 장효조 등 야구선수도 왼손잡이다.
한데 왼손잡이 스포츠 선수를 일컫는 '사우스포(southpaw)'라는 말은 왼발잡이에게 더 적합한 듯싶다. 'paw'가 개, 고양이 등 발톱 있는 발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왼발잡이 'left footed'가 '서툴다'는 뜻인 것도 왼발잡이에겐 물론 아니다. 축구는 단연 왼쪽 날개의 왼발잡이 슛에 달렸다. 86년 멕시코 월드컵 우승의 주역인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마라도나부터가 왼발잡이였고 78년 아르헨티나 우승 역시 왼발잡이 켐페스 덕이었다. 브라질엔 더 많다. UFO 슛이라 불리는 강슛으로 유명한 카를루스와 이번 월드컵 우승에 결정적인 공을 세운 히바우두도 왼발잡이다. 프랑스엔 로베르, 폴란드엔 크리잘로비치, 멕시코엔 이에로가 있지만 영국엔 없다는 것이 고민이라고 한다.
대∼한민국 4강 주역들도 왼발 슛에 능하다. 폴란드전의 황선홍, 포르투갈전의 박지성 골도 왼발 슛이었고 이탈리아전의 설기현, 터키전의 이을용 동점골도 왼발 슛이었다. 그런데 누가 왼발잡이라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필승 코리아'의 장래를 위해서도 왼발잡이 선수 발굴이 시급하다. <吳東煥 (논설위원)>吳東煥>
왼발잡이
입력 2002-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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