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張裳) 전 이대총장이 헌정사상 첫 여성 총리서리로 임명됐다. 개방적인 시책을 뚝심있게 밀어붙여 학교발전을 이룩한 경영마인드, 기혼 대학원생을 위한 탁아 프로그램 운영 등 개혁성향이 임명배경인 것으로 알려진다. 여성계는 여성전체의 경사라며 환호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이번 7·11개각을 김대중 정부의 친위개각이라고 비난하고 있는 것과는 크게 대조적이다. 어쨌든 장 총리서리의 임명은 여성부 신설과 함께 김대중 정부의 여성우대 정책을 상징하고 여성파워를 실감케 하는 가장 큰 기념비적 이슈로 남게될 것 같다.

일본에서는 1989년 '마돈나 선풍'이라고 일컫는 바람이 휩쓴 적이 있다. 도쿄도(東京都)의회의원 선거에서 128개 의석을 놓고 선거한 결과 여성 33명이 출마, 17명이 당선됐다. 사회당은 전체 당선자 36명중 3분의 1인 12명의 여성 당선자를 내 여성파워의 가장 큰 수혜 정당이 됐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도 곧 여성 총리가 나올 것이라고 언론은 흥분했다. 그러나 남성들의 텃세때문인지 그후 이러한 큰 일은 안 일어났다. 이에 비해 한국은 선거보다 집권자의 의지가 여성파워를 강화시켰다. 남성들의 텃세가 일본보다 더 강해서인지 선거에서 여성의 당선율은 아직도 실망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전현직 여성 총리는 24명이라고 한다. 21세기 들어 여성 파워는 더욱 드세질 것이라는게 사회학적 예언이다.

여성총리라고 하면 영국의 대처를 빼놓을 수 없다. “영국에 의회의 의결보다 더 권위있는 것은 없다. TUC(노동조합회의)가 여기에 도전을 한다면 그것은 영국의 국체에 위배되는 일이기 때문에 단호히 대처하겠다.” “우리의 깃발은 TUC의 적색기가 아니라 유니온 잭이다”고 주장하며 의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노조의 불법행위를 잠재우고 11년6개월동안 영국경제 발전의 초석을 다진 그녀였다. 장상 총리서리도 여장부로 알려지긴 했지만 이처럼 큰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의 임기(7개월 남짓)와 권한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재임중 무엇을 보여 줄 수 있을지 더욱 주목된다. <성정홍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