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 아버지는 아버지,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君君臣臣父父子子)'는 것은 '논어'의 공자님 말씀이다. 그러나 최고 권력자들과 지도자들의 아들만 보더라도 그렇지 못한(子不子) 예가 흔하다.

미국의 6대 대통령 존 퀸시 애덤스는 2대 대통령 존 애덤스의 아들답게 대통령이 됐고 지금의 부시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93년 아들답게 칠레 대통령이 된 에두아르도 프레이의 아버지 에두아르도 몬탈바도 64∼70년 대통령을 지냈다. 그러나 링컨 미국 대통령의 아들 로버트는 그렇지 못했다. 어머니의 낭비벽이 심하자 금치산자(禁治産者)로 몰려 했고 대통령 출마를 권고받았을 때도 '대통령의 방은 금빛 감옥'이라며 거절했다. 인도의 성자 간디의 아들 할리라르는 아버지를 팔아 돈을 모으고 장사에 실패하는가 하면 돈을 훔치고 알코올 중독과 여색에 빠져 요양소를 전전했다. 그러다가 술에 만취, 간디의 장례식에 나타난 그를 알아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또 2차 대전의 포병장교 야콥이 권총자살 미수에 그치자 아버지 스탈린은 “그것 하나 똑바로 쏘지 못하느냐”고 핀잔을 주었고 독일군에 포로로 잡힌 그의 사진을 모스크바 상공에 뿌렸지만 스탈린은 “그런 자식 둔 바 없다”고 했다. 결국 그는 포로수용소 전기 철조망에 투신, 자살에 '성공'하고 말았다.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전 대통령의 아들 토미는 살인죄 등 8가지 죄목으로 구속, 지난 달 26일 금고(禁錮) 15년을 선고받았고 공교롭게도 같은 날 크레티앵 캐나다 총리의 30대 아들(입양아) 미셸은 술에 취해 소녀를 성폭행, 체포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 지만(志晩)씨는 어떤가. 아버지의 반만 닮았어도 벌써 2선, 3선 국회의원이 됐을 것이고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든 어쨌든 누나를 앞질러 이미 대권 청사진을 그리고 또 그렸을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들도 노벨상으로 튜닝된 아버지의 심금을 구슬피 탄주(彈奏)하는가 싶더니 이회창씨 아들들의 5년 전 병역 문제가 또다시 불거져 나왔다. 대통령 재수생인 아버지의 발목이 또 한 번 잡히지 않을까 관심거리다. <吳東煥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