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금융사고는 93년 중국서 일어났다. 고위 은행 관리 90여명이 물경(勿驚) 280억달러(약 33조원)를 국고에서 빼내 그중 100억달러(약 12조원)를 해외로 송금, 도주한 사건이었다. 그 해까지만 해도 중국 은행들이 기업을 설립, 해외지사를 둘 수 있었던 점을 기화로 거금을 설립한 기업에 대부해 주고 그 기업이 홍콩, 마카오 등 해외지사에 송금하는 방법을 이용했던 것이다. 그런 사실은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의 내부보고서에서 밝혀졌지만 엄청난 파장을 우려, 쉬쉬했다는 것이 홍콩의 영자지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지의 93년 8월22일자 보도였다.
지난 1월27일자에서도 같은 신문은 중국의 특대형 금융사고를 보도했다. 중국 4대 은행의 하나인 중국은행 광둥성(廣東省) 두 지점이 10년 동안 무려 60억위안(약 9천700억원)을 해외에 부정 송금했다는 것이다. 주범은 중국건설은행 행장을 지낸 왕슈에빙이라고 했다. 대형 금융사고는 거의가 외환 거래에서 불거진다. 지난 2월 아일랜드 최대 은행인 AIB의 미국 계열은행 올퍼스트(All First) 직원 존 러스낵이 7억5천만달러의 허위 외환 옵션 거래를 한 사건만 해도 그렇다. 대형 금융사고는 곧 파산으로 직결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90년대 중반 영국 베어링스은행의 싱가포르지사 직원 닉 리슨이 숨긴 14억달러의 손실이 화근이 된 경우다.
실소(失笑)거리 사건은 작년 10월21일자 잠비아 포스트지가 터뜨렸다. 누드라에 있는 한 은행 계좌로부터 치르바 대통령의 급여 8천200만크와차(약 2천800만원)를 16개월에 걸쳐 횡령당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치르바 대통령이 16개월 동안 한 번도 급료를 찾아가지 않은 데 있었다.
크고 작은 금융사고는 우리 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마을금고에서 6년 동안 28억원을 빼돌려도 모를 정도다. '황금(돈)을 돌처럼' 보는 청정 양심에만 맡기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양심이 언제 열을 받아 적조(赤潮)를 띠고 오염, 부패할지 모르고 언제 어떻게 불량심(不良心)으로 변색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중국은 사형 등 엄벌로 다스린다. <吳東煥 (논설위원)>吳東煥>
금융사고
입력 2002-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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