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효과라는 말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60대 중반의 남자가 뒤늦게 얻은 니콜라스라는 7살된 아들 등 가족과 함께 지난 1993년 이탈리아를 여행 중 강도를 만났다. 니콜라스는 불의의 총탄을 맞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니콜라스는 식물인간이 돼 소생할 가능성이 전혀 없었다. 소년의 부모는 아들의 장기를 기증키로 결심했다. 이러한 결심으로 죽음을 앞둔 이탈리아인 7명이 니콜라스의 장기를 기증받아 새로운 생명을 찾았다.
자신의 목숨을 빼앗은 나라의 사람들에 대한 이러한 어린 소년의 장기기증은 이탈리아 국민모두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소년의 뜻을 잇기 위해 장기기증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니콜라스 효과는 이처럼 많은 사람을 감동시켜 같은 행동에 스스로 동참하도록 하는 연쇄효과를 뜻하는 말이 됐다. 아버지 니콜라스 그린은 아들에 대한 애정, 그리고 장기기증을 받아 새 생명을 찾은 7명의 이탈리아인들의 그후 소식을 'The Nicholas Effect'라는 책으로 엮어내기도 했다. 그는 이 책에서 “인간은 하나의 섬이다. 섬은 차갑고 험악한 바다에 둘러싸일 때도 있다. 그러나 인간이란 섬은 따뜻한 정이 넘치는 바다에 둘러싸여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적고 있다.
경기도 용인 '사랑하는 교회'의 고성원목사가 신장기증을 하는 것을 계기로 29일부터 14명이 장기기증 릴레이를 펼친다고 한다. 고 목사가 서모씨에게 신장을 기증해서 수술을 받으면 서씨의 가족이 다른 환자에게 다시 신장을 떼주는 방식으로 수술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환자에게 장기를 기증해서 새생명을 찾게 해준 사람의 어머니들이 오는 9월10일 장기주간을 맞아 '장기기증자 어머니 클럽'(MDC)을 결성할 예정이다. 장기기증후의 보람과 긍지를 서로 나누고 새 생명을 살리기 위한 장기기증운동을 확산시키기 위함이다. 장기기증릴레이, MDC결성이 우리나라에도 니콜라스 효과로 승화됐으면 한다.
'보람있게 보낸 하루가 행복한 잠자리를 가져오듯이 보람있는 일을 한 인생은 행복한 죽음을 가져온다'. 레오나르드 다빈치의 말이 생각난다. <성정홍 (논설위원)>성정홍>
장기기증 릴레이
입력 2002-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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