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강아지, 착한 강아지야/ 그를 위해 이리저리 뒹굴고 있네…'. 부시 미국 대통령만 졸졸 따라 다니는 블레어 영국 총리를 푸들 강아지에 비유한 영국의 팝 가수 조지 마이클의 음반 '슛 더 독(Shoot the dog)'쯤은 차라리 애교 감이다. 영국의 저명한 두 역사가의 상반된 미국관(觀)이야말로 심각한 관심거리다. “영국은 미국과 합병, 최강국이 돼야 한다. 다른 영어권 국가들(캐나다·호주·뉴질랜드)도 20여 개 주(州)의 형태로 미국에 가입, 연방체제를 갖춰야 한다.” 99년 4월5일자 미 경제시사지 '포브스' 기고에서 이렇게 주장한 사람은 보수파 폴 존슨이었다. 이미 67년 존슨 미 대통령과 윌슨 영국 총리간에 오간 '51번째 주 영국' 설의 속편 격이다.
한편 영국 최고 역사가 홉스봄(Hobsbawm)은 지난 3월18일자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인터뷰에서 ““미국은 역사의 제국(帝國)들이 겪었던 직업병과도 같은 과대망상증을 앓고 있다”는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그러니 EU 등 비영어권 국가의 대미 시각이랴. 파스칼 라미 EU 무역 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5월22일 “미국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병든 코끼리다. 미국은 맹방이 필요하지 부하가 필요한 건 아니다”고 했다. 특히 미국에 우호적이던 프랑스의 반미 감정은 상승곡선을 긋고 있고 반미 관련 서적만도 이달 들어 20여권이나 쏟아져 나왔다.
이라크 공격에 대한 미국 내의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보복의 악순환이 두렵기 때문이다. 그래선가 미국은 이번 가을 백악관에 세계의 공보국(Office of Global Communication)을 설치, '왜 그들은 우리를 미워하는가'의 해답을 구하기로 했다. 그러니까 미국은 후세인의 정부(情婦) 람프소스의 욕설 그대로 '비아그라 애용하는 잔혹한 겁쟁이' 후세인 등 '악의 축'도 호되게 응징하는 한편 반미 감정도 누그러뜨리고 전쟁으로 인한 유가 등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도 줄이려는 등 세 마리, 네 마리 토끼 잡기가 고민인 것이다. 그러나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미국 날짜로 9·11 테러 1주기인 오늘 미국의 선택이 두렵다. <吳東煥 (논설위원)>吳東煥>
미국의 고민
입력 2002-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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