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마더 테레사가 내년 봄쯤에 성인품(聖人品)에 오를 예정이라고 한다. 로마 교황청은 지난 2일 테레사 수녀의 도움으로 한 인도 여성의 복부종양이 치유된 것을 과학적 해명이 불가능한 기적임을 공식으로 인정하고 올해 말쯤 테레사 수녀의 시성일을 결정할 예정인데 내년 봄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테레사 수녀라고 하면 생각나는 영화가 하나 있다. 프랭크 버틀러 원작, 어빙 래퍼 감독의 '기적'이다. 영화속 주인공 테레사 수녀(캐롤 베이커 역)와 이름이 같기 때문이다. 영화속 테레사 수녀는 전쟁중 부상을 입은 미남 장교 마이클(로저 무어 역)을 간호하면서 곧 사랑에 빠진다. 다시 부대로 복귀한 마이클을 찾기 위해 신의 명령을 거부하고 수녀원을 도망친 테레사 수녀는 마이클이 사망한 것으로 오해, 집시 생활을 한다. 그러던 중 또 스페인의 귀족청년을 만나지만 이 청년도 투우 경기중 사고로 사망한다. 그러나 마이클은 극적으로 살아나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은 다시 만난다. 그녀는 마이클도 언젠가는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해 하고 그 예감처럼 마이클 부대는 적군에 포위돼 사망 직전에 이른다. “신이여, 그를 살려 주신다면 나는 다시 당신의 딸로 돌아가 살겠습니다.” 기적을 일궈낸 기도였다.

성인품에 오르게 될 고 마더 테레사는 36세때인 1934년 유고 예수회가 해외 선교를 위해 인도에 파견한 수녀였다. 당시 캘커타의 빈민촌에는 노인 병약자들이 밤 사이에 남의 집 처마 밑에서 시체로 발견되는 것이 예사였고 상처입은 여인은 환부에 구더기가 득실거린 채 길거리에 누워있는 모습도 흔히 볼수 있는 그런 상황이었다. 마더 테레사는 당시 “이제야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과 고락을 함께한 것이 50여년, 이제 마더 테레사 수녀는 세상을 떠난 지 5년만에 성인으로 다시 태어나 우리곁에 오게 된다.

고 마더 테레사의 일생을 영화 '기적'의 테레사 수녀와 어떻게 비교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들은 모두 신의 뜻을 깨달았고 이에 순종했다는 점이다. <성정홍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