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디빌딩' 하면 미국 영화 '람보'의 실베스터 스탤론이나 '터미네이터'의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쿼바디스'의 검투사 등 우람한 근육질부터 떠올릴지 모른다. 그러나 보디빌딩의 시조라면 더할 수 없이 힘이 세다는 그리스 신화의 헤라클레스가 아닌가 싶다. 제우스신을 비롯해 그의 사생아 헤라클레스 등 모든 신들이 모여 산 곳이 올림포스 산이었고 올림픽 경기는 물론 1965년 시작된 '보디빌딩 올림피언스' 즉 '미스터 올림피아' 경연대회도 그 올림포스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한데 궁금한 것은 가슴, 팔, 허벅지 등 헤라클레스의 '울퉁불퉁 미'와 근육 사이즈다. 또 성경 속의 역사(力士) 삼손과 키가 3m가 넘었다는 골리앗, 산봉우리를 뽑아버릴(力拔山) 정도의 천하장사 항우(項羽)가 보디빌딩까지 했다면 그 근육 미는 어땠을까.

그러나 실제의 보디빌딩 우상으로는 스티브 리브스부터 꼽힌다. 그는 '미스터 올림피아'대회 이전인 40년대 말∼50년대 초 미스터 아메리카, 미스터 유니버스, 미스터 월드를 석권했을 뿐 아니라 57년 영화 '헤라클레스'에 출연, 영화계의 우상이 되기도 했다. 53년 미스터 아메리카와 미스터 유니버스를 차지한 빌 펄도 있고 또 다른 '헤라클레스' 영화의 주인공으로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의 우상이기도 했던 레지파크도 있다. 우리 나라의 보디빌딩은 일본보다 6년 앞선 46년 12월4일 서울 명동 시공관에서 개최된 제1회 미스터코리아 선발대회가 시초다. 그런데 이른바 중배엽형(中胚葉型) 체질은 최소의 운동에도 근육 형성이 빠른 반면 외배엽형과 내배엽형은 신진대사가 느려 근육 형성이 어렵다고 한다.

헷갈리는 것은 가공적인 몸 만들기, 보디 건축물(?)까지도 과연 신의 작품이냐 인간의 것이냐 하는 의문이다. 설계는 신 작(作), 개축은 인간 작인가? 또한 여자 보디빌더들의 그 갈색 기름 자르르한 근육질이 펼치는 동작의 개조미 개혁미와 그 이전의 자연미 관계를 어떤 변화 관계에 비유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어쨌거나 이번 아시안게임에 보디빌딩 종목이 들어 있다는 것도 신기하고 우리 선수가 두 개의 금메달을 땄다는 것도 놀랍다. <吳東煥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