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브로드웨이에서 16년간 장기공연을 해오던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오는 2003년 3월 6천612회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고 한다. 그동안 입장권 판매수입이 18억달러, 이중 22%가 브로드웨이에서 판매된 것이라고 하니 브로드웨이의 명물 하나가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그 후속 작품이 벌써부터 궁금하다.
뮤지컬은 뮤지컬 코미디, 뮤지컬 플레이의 약칭이다. 문화예술의 역사와 유산이 풍부한 유럽나라들에 대해 문화적 콤플렉스를 갖고 있던 미국이 19세기에 탄생시킨 새로운 공연 장르다. 유머 코미디를 즐겨하는 미국인다운 발상이다. 1892년 초연인 '거리에서'가 첫 뮤지컬로 알려지고 있다. 그후 미시시피강을 내왕하는 쇼보트를 중심으로 인생의 애환을 다룬 '쇼 보트'(1927)로 기초를 다지고 퓰리처상을 수상한 '나는 너를 위해 노래한다'(1931)로 문학적 가치를 높였다.
'캐츠'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과 함께 뮤지컬의 빅4로 불리는 레미제라블(빅토르 위고 원작)은 장기공연 기록에서는 '캐츠'에 이어 두 번째이지만 그 내용과 규모면에서는 단연 뮤지컬의 꽃이라 할만큼 완벽함을 자랑한다. 빵 한조각을 훔친 죄로 19년간 감옥살이를 한 장발장을 중심으로 사회에서 소외된 하층민들의 절망적 삶을 다루고 있다. 젊은 대학생들의 피끓는 혁명정신, 노동자들의 저항정신, 가난한 사람들의 인간애를 3막6장으로 나눠 대사, 동작중심의 형식을 탈피해서 48곡의 라이브 노래와 춤으로 전개시키고 있다. 1980년 유럽의 문화중심지 파리에서 첫 공연을 갖고 3개월동안 전회매진 기록을 세우며 장기공연 성공을 예감한 후 1985년 영어가사로 개작, 런던공연에서 다시 확인과정을 거쳤다. 1987년 브로드웨이에서 예매기록 1위를 세우며 지금까지 뉴욕을 뮤지컬의 고향으로 자리매김하는 역할까지 해왔다.
오늘은 서리가 내리기전 찬 이슬이 맺힌다는 한로(寒露).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면서 가을이 깊어가는 계절이다. 이 가을,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아니더라도 경기도민들이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작은 문화명물이 탄생되기를 기대해 본다. <성정홍 (논설위원)>성정홍>
뮤지컬 '레미제라블'
입력 2002-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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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0-07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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