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환지옥(大叫喚地獄)은 불교에서 말하는 팔열지옥의 하나로 소승 삼장의 '정법념처경'의 지옥품에 나온다. 이는 지독한 아픔을 못이겨 절규하게 되는 지옥의 뜻으로 거짓말을 많이 한 죄인이 떨어지는 사후의 세계이다. 이곳은 옥졸이 큰 집게로 죄인의 혀를 잡아빼 그 위에 구릿물을 부으면 벌레가 생겨 혀에서 내장까지 다 파 먹는 무시무시한 가상의 공간이다.

그러나 이 지옥에서도 거짓말 종류에 따라 그 형벌은 다르다고 한다. 가난한 사람의 재물을 착취한 죄인은 펄펄 끓는 쇳물속에 수백년동안 가둔 채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주고 세금을 탈세한 죄인은 쇠나무에 거꾸로 매달아 쇠까마귀가 죄인의 발을 쪼아먹게하는 형벌을 가하는 것으로 적혀있다. 그래서 부처는 '거짓말은 모든 선한 인연을 끊는 무서운 도끼날이며, 사람들을 지옥에 떨어지게 하는 죄악의 실마리'라 하여 특히 경계를 당부했다.

그런데도 사람은 평균 8분꼴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미국의 한 연구결과는 밝히고 있다. 이 결과는 사람이 하루에 180번의 거짓말을 하며 선의든 악이든 간에 거짓말이 일상화 됐다는 것을 뜻한다. 더불어 사람은 여덟살만 되면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다는 학계의 보고도 있다. 어린이는 상상과 장난삼아 하고 어른은 대부분이 명예심이나 자신을 돋보이고 이익을 얻으려는 욕망에서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보고서는 파악했다.

때마침 요즘 우리 정치판에서도 국기를 흔들만한 파괴력있는 쟁점을 두고 거짓과 진실의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병역비리를 폭로한 김대업씨의 녹취록과 관련된 거짓말 진위 여부를 비롯해 현대상선 4천억 대북지원설, 서해교전과 관련된 정보부대의 보고서 파문 등 어떤 것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국민들을 헷갈리게하는 말의 성찬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거짓은 언젠가는 밝혀진다는 것이 평범한 진리이다. 자신이나 집단의 이익이나 권리 보호를 위해 거짓말을 했다면 이는 국민을 속이는 기만일 것이다. 여하튼 국민을 우롱한 당사자들을 가려 그 책임을 물어야 하겠다. 그래야 다시는 거짓말 없는 참된 정치가 이 땅에서 이룩될 것이기 때문이다. <宋潾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