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나이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더해 가는 역 연령(曆 年齡)외에도 정신적 육체적 건강도를 따져 측정하는 생리적 연령으로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이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생리적 연령이라 함은 머리는 백발노인이라 해도 사고력이 진취적인지 또는 건강상태가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따지는 것이다.

그 반대의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 의학 의술의 발달로 나이가 들었다 해서 정신적 육체적 조직의 기능이 함께 노화하는 것이 아님은 이미 입증된 바다. 그래서 요즘은 60 청춘이라는 우스개 말도 있다. 젊음과 원숙미의 결합이나고나 할까.

1990년 연간 매출액 45억엔, 직원수 35명의 일본 중소업체인 나카가와 건설(中川建設)은 1991년 3월23일자 닛케이 신문과 요미우리 신문에 '75세 정년제 실시’라는 내용의 구인광고를 낸적이 있다. 대상은 대기업 근무 유경험자에 진취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었다. 구인광고 컨셉은 '75세 정년제 실시. 청운의 뜻, 아직도 드높다’였다. 회사측은 95명의 지원자중 40대 후반 2명, 50대 후반 2명, 63세 1명 등 모두 5명을 채용했다. 60대 1명은 정년으로, 나머지 4명은 조기 퇴직자였다. “이들은 모두 일의 의욕과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것이 공통점입니다. 또 대기업에서 충분히 단련돼 있어 경험이 풍부하고 노련합니다.” 당시 이들을 채용한 나카무라(中村) 상무의 말이었다.

IMF환란 이후 50대 젊은 노인들이 크게 증가한 상황에서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많은 기업들이 또다시 구조조정에 착수, 인원감축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금의 경제가 불안정한 데다 내년 경기전망 마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17일 국무회의를 열고 서민층 생활보호 5대 시책을 추진키로 하고 기업들이 정년퇴직자를 재고용할 경우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키로 했다고 한다. 또 고령자를 많이 채용하면 장려금을 더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고령자의 열정과 원숙미를 개인과 기업 그리고 사회발전의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취업교육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한국의 나카가와 건설'이 많이 나와 주기를 기대한다. <성정홍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