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안고 중국인의 가슴을 적신다'는 양쯔강은 중국문명의 뿌리다. 그래서 양쯔강을 모르고서는 중국을 말하지 말라는 말도 있다. 사전에는 길이 5천800㎞로 세계에서 3번째로 긴 강이라고 적고 있지만 6천300㎞ 또는 6천380㎞라고 알려져 있다. 지류가 700여개나 되고 유역에 형성된 도시와 마을이 한반도의 8배나 된다고 한다. 이 때문에 홍수가 나면 수천명의 인명피해가 나는 것은 보통이고 물이 모두 빠져 나가는데만 무려 석달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중국인의 느긋한 성격과 기질은 이러한 자연환경과 기후의 영향이라고 보는 학자들이 많다. 물이 빠져나가는 동안에는 모든 일을 어쩔 수 없이 상황에 맞춰 할 수밖에 없다는 자연 순응의 태도가 느긋한 성격을 만들었다는 것이다.(공건(孔健)저 '일본인과 중국인')
일본의 경우 홍수가 나도 아무리 길어도 4∼5일이면 물이 빠져나가고 하늘이 맑게 개어 뒤처리도 빨라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들이 일본인의 성급한 성격을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한국도 일본과 비슷하나 일본인들이 조급한 성격을 속에 감추고 뒷일을 준비하는 반면 한국인은 사계절이 분명한 만큼 조급함을 감추지 못한다는 일부 학자들의 주장도 있다.
한국인은 원래 중국인처럼 여유있고 느긋했으나 60년대 이후 산업화 과정과 전시행정 결과 조급한 성격으로 변화했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모든 공사는 공기를 앞당겨야 하고 정치와 행정의 결과는 임기내에 완료돼야 하는 전시행정이 조급한 성격을 유발, '빨리빨리'문화를 형성했다고 보는 것이다. 빨리빨리 문화는 꼼꼼함을 생략하는 '대충대충'의 부정적 의미를 함께 갖고 있다. 오늘날 중국이 시장경제 체제도입 이후 짧은 기간중 고속 경제성장과 상전벽해의 변화를 이룩한 것을 보면 중국인의 느긋한 성격도 이제는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지가 한국이 외환위기로부터 빠른 속도로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빨리빨리 문화의 덕분이었다고 보도해서 흥미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외환위기 극복의 빨리빨리 문화가 새로운 부실을 잉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성정홍 (논설위원)>성정홍>
'빨리빨리' 문화
입력 2002-10-28 00:00
지면 아이콘
지면
ⓘ
2002-10-28 0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