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복제양 '돌리'가 출현해 인류를 놀라게 했던 생명공학은 쥐아기를 탄생시켰고 우리나라에서도 복제 젖소 '영롱이'가 태어났다. 당시로서는 모두가 충격적인 일이었고 앞으로도 더 큰 충격들이 기다리고 있다.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21세기에는 인간에 의해 개량된 전혀 다른 인간형이 출현할지 모른다'고 예언했다.
미국의 종교단체 ‘라엘리안 무브먼트’가 인간복제에 착수해 초기 실험을 실시한지 수년만에 드디어 처음으로 인간복제를 통한 여자 아기를 탄생시켰다는 외신보도가 전해지면서 세상이 또 충격 속에 휩싸이고 있다. 이 단체가 운영하는 비밀조직 ‘클로네이드’사 연구책임자인 브리지트 부아셀리에 박사는 26일 남성 세포에서 채취한 핵을 난자에 주입해 초기 단계의 배아로 키워내 제왕절개를 통해 아기를 탄생시켰다고 AFP 통신에 밝혔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인류 역사의 일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몇 년전 상영된 ‘DNA’라는 영화는 픽션(Fiction)이지만 유전자 조작과정에서 탄생한 온갖 동물 형상의 기형 인간들을 보여주며 인간복제의 꿈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를 경고하고 있다. 복제양 돌리도 결국은 죽었고 연구과정에서 수많은 기형들이 나타난 적이 있다. 그래서 미국 하원도 과학적 연구목적에 한정해 인간배아 복제를 허용하자는 법안도 부결시켰다. 법이 배아복제를 허용할 경우 곧 인간복제 시험을 가능케 할 위험이 더 크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인간 생명은 정상적인 가정을 이룬 부부 사이에서 사랑의 결실로 태어나야 한다는 것이 인류 탄생 이후 일관된 자연질서다. 실험실에서 하얀 가운을 입은 과학자의 손에서 생명이 태어난다면 이 땅의 질서는 파괴되고 인간의 존엄성은 더 이상 무의미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러다가는 그야말로 100명의 아인슈타인과 1천명의 히틀러가 다시 탄생하지 말란 법이 없다. 공상과학소설에나 등장했던 미녀 상반신과 물고기 하반신의 인어공주나, 중생대 공룡의 부활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처럼 인간의 생명질서가 파괴된다면 전 인류가 연대해 '인류보존운동'이라도 벌이게 되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아니, 전율(戰慄)이 일어날 지경이다. <이준구 (논설위원)>
이준구>
인간복제 아기
입력 2002-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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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27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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