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明仁) 왕이 직접 시상하는 세계적인 권위인 '일본 국제상'의 2002년 시상식이 4월 25일 도쿄 치요다(千代田)구 국립극장에서 열렸다. 수상자는 인터넷 WWW(World wide wave)를 개발한 영국의 디모시 버너즐리 박사와 마우스의 초기배(胚) 배양 기술을 개발한 영국의 앤 매클레인, 폴란드의 안제이 타르코프스키 박사였다. 놀라운 과학 기술에 대한 일본 왕의 그 날 수상자 격려사가 아니더라도 그들이 열어 젖힌 인터넷 세계야말로 과시(果是) '두 번째 천지개벽'에 의한 '제 2의 세상'이 아닐 수 없다.
'앤제이 야뷔에니'라는 필명의 시인, 작가이기도 한 84세의 가톨릭 황제 요한 바오로 2세부터가 '제 2의 정체(ID)'로 '제 2의 세상' 네티즌(인터넷 시민)이 된 것부터가 '두 번째 천지개벽' 그 것이다. 그는 성탄절과 부활절마다 전세계 주교들에게 e메일 메시지를 띄운다고 하지 않던가. '악마'니 '악의 축'이니 악명 높은 후세인도 대미(對美) 인터넷 폭언을 서슴지 않는 네티즌이라고 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역시 자주 들르는 홈페이지가 청와대를 비롯, 통일부와 국가정보원 등이고 특히 통일부 홈페이지의 '통일 갤러리'를 자주 방문, 북한 소개 코너를 살핀다는 것이 아닌가.
우리 나라 가입자만도 작년 10월 10일 현재 1천만명을 돌파했다. 차세대 인터넷 언어인 XML(확장성 표기 언어) 시대가 열려 사전까지 나올 판이고 전화번호부에도 인터넷 주소를 함께 수록한다는 게 작년 4월 23일 정통부 발표였다. 더구나 'no'도 'noh'도 아닌 'Roh 당선자'는 인터넷으로 장관 후보 추천까지 받는 등 이른바 '인터넷 정치' 시대를 열었다. 이제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라는 기치와 함께 '1천만 대통령(네티즌)'의 동시 취임식이 열릴 판이다. 그 날 귀빈석엔 기네스북 관계자부터 앉혀야 할지 모른다.
문제는 '네티즌 인민 재판'식의 살생부 따위 인터넷 폐해다. '문명의 이기(利器)'라고 할 때의 그 '利'자가 잘못하면 찔리는 '날카로울 이'자이기도 하다는 것을 대통령부터 알았으면 싶다. <오동환 (논설위원)>오동환>
인터넷 정치
입력 2003-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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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1-1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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