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 열렬 지지파에다가 그것도 맨 앞줄에 나서는 '매파'가 바로 미 민주당 보수파 맥스 보커스 상원의원(몬태나주)이다.
그런데 인류학자인 그의 아내 원더 부인은 이름 그대로 '이상한(wonder)' 비둘기파인지 남편에게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그것도 안방이 아니라 밖으로 내들었고 '평화야말로 애국적'이라는 큼직한 반전 포스터를 엊그제 자택 창문에 내걸었다. 그리고 단서를 달았다. “우리 부부는 서로의 의견을 존중한다. 때문에 부부의 끈 또한 강하다.” 하지만 그쯤 되면 '부창부수(夫唱婦隨)'가 아닌 '부창부수(夫唱不隨)'가 아닌가. 남편의 목청이 좋지 않은 모양이다.
'이별한다' '갈라선다'를 '찢어진다'고 말하는 요즘 애들 표현대로라면 그들 부부야말로 겉보기가 좀 그렇게 '찢어진 부부'다. 부부뿐이 아니라 형제와 친구도 이웃도 짝짝 찢어놓는 게 이라크 전쟁에 대한 반전이냐 찬전(贊戰)이냐의 의견 대립이다. 부시 대통령 측근조차 그렇다.
그가 소속된 프로테스탄트 교회의 로버트 에드거 목사부터가 엊그제 백악관 부근 공원서 반전 시위, 경찰에 연행됐고 부시의 평화 문제 자문역인 노벨평화상 수상자 조디 윌리엄스와 메어리드 매과이어(Maguire)도 같은 날 경찰에 체포됐다. 카터 전 대통령 역시 “이라크 전쟁은 공전(空前)의 어리석은 짓”이라고 일갈했고 부시와 친한 할리우드 스타들도 등을 돌렸다. 그러나 클린턴 전 대통령만은 “당(黨)을 떠나 지지를 보낸다”고 했다.
반 테러전쟁의 원점인 뉴욕 맨해튼 5번가와 록펠러센터 앞의 찬·반 시위야말로 뜨겁다. “반전 데모해 줘서 후세인이 고맙다고 하겠다! 2천800명의 뉴요커 죽음을 벌써 잊었는가” “전쟁은 또 다른 테러일 뿐이다” 등 격론과 시비에 지치면 일제히 땅바닥에 드러눕는다.
그러나 마른침을 삼키며 TV 속 전황에 가슴 졸이는 74% 이상의 찬성 쪽 미국인은 말이 없다. 그런데도 반전 쪽 시위만 돋보이는 것은 원래 반대쪽 목청이 더 크게 들리게 마련인 때문인가. 미국은 물론 우리 대∼한민국이 찬·반으로 '찢어지는' 아픔과 비극의 차후가 너무나 불안하다. /오동환(논설위원)
反戰과 贊戰
입력 2003-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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