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인기 드라마 '올 인(All in)'이 이번주 막을 내린다고 해서 많은 시청자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한번에 모든 것을 건다는 의미의 도박용어인 올인을 타이틀로 내건 이 드라마는 때마침 불어온 로또 열풍과 함께 '인생 대역전'을 꿈꾸는 이 땅의 소시민들에게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고단한 현실에 지친 사람들이라면 모든 것을 내던진 단 한 번의 도박으로 전혀 다른 새 인생을 만드는 환상을 꿈꾼다. 사람들에게 '환상 체험'의 가상 공간을 제공해준 것이 드라마 올인의 성공비결인 셈이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인생역전의 대박을 꿈꾸며 올인을 선언한 수많은 사람들은 이전보다 더욱 비참한 현실로 떨어지게 마련이다. 정선 카지노 부근을 배회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올인에 실패해 돌아갈 곳이 없어진 패가망신의 전형들이라고 한다.

로또의 당첨확률을 높이기 위해 수천만원을 올인해 빚더미에 오른 사람들로 인해 사회문제가 되자 당첨금 이월을 제한한 게 엊그제다. 도박은 기본적으로 이길 확률이 적다.

도박을 국가산업으로 허용하는 유일한 국가인 모나코 공국의 모든 경비가 몬테카를로 카지노의 룰렛 수익으로 충당되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승률이 37분의 1에 불과한 룰렛의 회전판에 올인하는 전세계 도박인생들이 우아한 공국의 예산을 충당하고 있는 것이다. 올인의 대가는 이처럼 잔인하고 어처구니 없다.

개인 차원의 올인 결과가 이럴진대 국가나 정권 차원에서 올인은 그 결과가 끔찍한 재앙일 수밖에 없다. 국민들이 그 비참한 결과를 공유하는 고통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인의 형태가 전쟁이라면 더욱 그렇다. 부시 미대통령이 이라크의 후세인을 잡겠다고 정권을 걸고 전쟁이라는 올인을 선택했다. 1천억 달러의 전쟁비용과 미군의 생명이 걸린 '올인'이다. 후세인 정권 또한 자국민과 세계여론을 방패 삼아 올인으로 응수하고 있다.

끔찍하고 정신나간 짓들이 아닐 수 없다. 더 끔찍한 건 한반도에도 후세인 못지 않은 김정일이라는 도박사(?)가 있고 부시가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현실이다. 두 도박사가 한반도에서 '올인 도박판'을 벌이지 않도록 우리 모두 바짝 경계해야 할 때다. /윤인수(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