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은 BC 490년 마라톤 벌판에서 페르시아를 물리친 그리스의 병사 페이디피데스가 아테네까지 달려가 승전보로 '우리는 이겼노라'고 아테네 시민들에게 알리고 절명하였다는 고사(故事)에서 유래한다.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 마라톤은 마라톤 옛 싸움터의 기념무덤에서 아테네 경기장까지 40㎞ 코스를 달렸는데 1908년 영국 런던대회(제4회)에서 42.195㎞의 마라톤 정규코스가 확정됐다.

한국 마라톤의 역사는 76년이다. 국내 마라톤 첫 공식 기록은 1927년 조선신궁 체육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마봉주가 세운 3시간29분37초이며 현재 한국기록은 이봉주의 2시간07분20초다.

올림픽에서는 고 손기정옹이 1936년 베를린대회에서 2시간29분19초라는 한국 최고기록 및 대회 신기록으로 월계관을 썼다. 그 이후 1947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서윤복 선수가 우승, 손기정과 함께 민족의 영웅이 되었다.

1950년 같은 대회에서 함기용, 송길윤, 최윤칠이 1, 2, 3위를 휩쓸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고 황영조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57년 만에 손기정옹의 한을 풀어주면서 또다시 세계를 제패, 마라톤 강국으로 자리잡았다.

마라톤의 역사는 시간의 벽을 허무는 역사다. 99년 미국 시카고 대회에서 모로코의 하누치가 세운 2시간5분42초의 세계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고 있지만 마(魔)의 5분벽을 깨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건각들은 오늘도 달리고 있다.

따사한 봄볕 속에 전국 각지에서 마라톤대회가 잇따라 개최되고 있다. 경인일보가 주최하는 제4회 화성 효(孝)마라톤대회와 제3회 평택항마라톤대회도 다음달 4일과 18일 각각 개최된다.

달리기는 '신이 인간에게 내린 보약'이라고 말한다. 근육의 노화방지와 면역력 증가, 성인병 예방에 좋다고 하여 마라톤 동호회가 많아지는 등 인기있는 생활체육으로 이제 자리잡았다.

마라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인내력과 불굴의 투지로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을 벌여야 하는 경기다.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생은 마라톤'이라는 말이 있듯이 신록을 만끽하며 미래를 향해 힘껏 달려보자. /이준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