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은 부활절이다. 교회력(敎會曆)에서 가장 오래된 축일(祝日)로서 성탄절과 함께 기독교인들에게는 가장 기쁜 날이다.
오늘날 지키고 있는 부활절은 춘분(3월21일께) 후 최초의 만월(滿月) 다음에 오는 첫째 일요일로 따라서 올해는 20일인 것이다. 이는 325년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1세가 분열된 교회를 통일시키고 로마제국의 안정을 이루기 위해 소집한 니케아 공의회에서 결정된 사항이다.
그래서 전 세계 10억이 넘는 기독교인들은 예수가 죄를 위해 십자가에 달려 죽은 뒤 사망의 권세를 이기고 3일 만에 부활한 사실을 기뻐하고 찬양하는 예배를 드린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뻐한 것은 아니었다. 사랑하는 스승을 잃은 슬픔에 잠겨있던 제자들에게는 예수가 부활한 것이 너무 기뻐서 믿지 못할 정도였으나 무덤을 지키던 병사와 제사장, 장로, 총독은 부활이 두려워 거짓 소문을 퍼뜨리기도 했다.
부활은 신약성경에 104회나 등장할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교회에서는 이 날 알록달록하게 색칠한 예쁜 계란을 주고받으며 부활의 기쁨을 나눈다. 설도 분분한데다 정확한 유래는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교회에서는 계란이 생명의 끊임없는 연속이라는 의미를 나타내준다는 데서 이러한 풍습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계란이 병아리로 바뀌고 성장해 닭이 되고 다시 계란을 낳는 일련의 생명과정을 곧 예수 그리스도의 '다시 사심'에 비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양계업자들은 부활절을 대목이라고 부른다. 1천300만명에 이르는 한국 교회 성도들의 절반이 부활절 달걀을 한 개씩만 받는다 해도 650만개는 소비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래서 계란값도 이때쯤이면 오른다. 시대에 맞춰 부활절 계란의 모양도 눈에 띄는 것이 많아졌음은 물론이다.
부활절을 맞아 전쟁의 상처로 고통받고 있는 이라크와 북쪽 에덴동산에도 부활의 생명이 넘쳐나 상흔이 치유되기를 기원해본다. 또 이로 인해 분단의 고통도 해소되고, 사막화 되어 가는 사람들의 심성도 변화되며, 황폐해진 윤리도 다시 굳게 자리잡아 가기를 모든 사람들이 기도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이준구(논설위원)
부활절과 계란
입력 2003-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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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1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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