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에 얽힌 속담이 많기도 하다.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한다' '게거품 문다' '게장은 사돈하고는 못 먹는다' '게딱지 같은 집' '게걸음' 등등이 그것이다. 부정적인 뜻이 담겨있는 것과는 달리 게의 영양과 효능은 널리 알려져 있다. 콜레스테롤을 저하시켜주는 타우린이라는 성분이 풍부해 고혈압이나 간장병 환자에 특효다.

껍질은 칼슘이 풍부하고 게살에는 필수아미노산과 비타민, 키토산 성분도 있어 성장기의 어린이, 회복기의 환자, 허약체질의 노인에게 좋은 식품이다. 식료본초에는 내열(內熱)을 산해(散解)하고, 위의 기운을 조절하며, 경맥을 순조롭게 하는 동시에 음식을 소화하는 힘이 있다고 했다.

게를 한자로는 해(蟹)라고 한다. 풀어보면 '解+●'으로 돼있다. 초가을 매미처럼 껍질을 벗기에, 벗어나는 벌레라 해서 '蟹'라 하기도 하고, 또 게의 딱지나 발이 해체하기 쉽다 해서 '蟹'라고도 한다.

게에게 무장공자(無腸公子)니, 횡횡거사(橫橫居士)니 하는 미명과 존칭을 붙이는 이유는 게딱지는 단단하나 속은 무르다 하여 군자들이 이상으로 삼는 외유내강(外柔內剛)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또 맛의 감별사, 서호판관(西湖判官)이라는 애칭도 있다.

게에게는 4가지의 선덕(善德)이 있다고 한다. 큰 물이 진다든지 가문다든지 하면 게는 미리 이동한다. 그래서 예언력이 그 첫째요, 벼 벨 무렵이면 이삭 두 개를 물어다 저희네 어른에게 바치니 충성이 그 둘째다. 어떤 짐승한테도 발집게를 쳐들고 대드니 그 용기가 셋째며, 넷째 선덕이 바로 맛이다.
공자는 게장을 담가 즐겨 먹었다고 한다. 진나라의 필탁(畢卓)이라는 시인은 '한 손에 게를 들고 한 손에 술잔을 드는 그 맛이야말로 인생의 낙'이라고 했고, 북한에서는 외화벌이의 수단으로 꽃게잡이가 '장군님에 대한 충성의 척도'라 하기도 한다.

그 맛좋은 꽃게가 요즘 인천 앞바다에서 많이 잡혀 만선(滿船)으로 돌아오면서 어민들의 주름살이 펴졌다. 인천 송도의 꽃게거리는 물론 소래포구, 평택의 만호리 등에도 미식가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번 주말 게와 함께 밥 한 그릇을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먹어봄이 어떨까./이준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