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제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Pan 2003)가 지난 10일 개막돼 오는 19일까지 열린다. 이 기간 동안 35개국 190여편의 장·단편 영화를 상영한다. '사랑, 환상, 모험'이라는 주제 아래 가족영화의 강화를 내건 이 영화제의 개막작은 김문생 감독의 공상과학 애니메이션 '원더풀 데이즈'가 상영됐고 폐막작은 캐나다 출신 빈센조 나탈리 감독의 '사이퍼'와 국산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 '여우계단'이 상영된다.

원래 영화제는 영화제작자, 배급업자, 비평가 및 다른 관계인들이 영화를 보고 현대 영화의 예술적 발전을 토론할 기회를 제공하고 각 나라의 영화예술을 살피는 데 목적이 있다. 최초의 영화제는 1932년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 열렸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영화제는 많은 나라의 영화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프랑스의 칸 영화제와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이탈리아 영화가 인기를 끌어 이탈리아 영화산업의 부흥기를 맞았고 1951년 구로자와 아키라가 감독한 영화 '라쇼몬(羅生門)'이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받자 일본영화에 세인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해 뉴욕의 우드스톡에서 제1회 미국예술영화제가 열려 미국의 예술영화 운동에 큰 자극제가 됐으며 1955년 덴마크의 카를 드레이어가 감독한 '오데트(Ordet)'가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아 스칸디나비아 영화가 유명해졌다.

수많은 영화제 가운데 모스크바, 베네치아, 베를린국제영화제는 국제영화제작연합에서 공인한 A급 영화제이며 가장 유명하고 주목할 만한 것은 프랑스 칸에서 매년 봄 열리는 칸 영화제다. 임권택 감독은 지난해 이 영화제에서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받을 만큼 우리 영화도 세계적으로 성장했다.

이밖에도 국제영화제는 스위스의 로카르노, 캐나다의 밴쿠버, 일본의 도쿄, 독일의 뮌헨, 체코의 카를로비 바리 등 상당히 많고 단편영화나 기록영화 청소년영화 등만을 대상으로 하는 영화제도 있다.

우리나라에도 부천을 비롯한 전주·부산국제영화제가 있고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도 존재한다. 부천영화제가 명실공히 세계적 행사로 자리잡는 데는 시민과 도민들의 적극적 참여자세가 관건이다./이준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