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이냐 자연 보전이냐'처럼 세계적인 이슈와 국가적인 뜨거운 감자도 드물지 모른다. 지구 전체 산소 공급량의 25%나 차지한다는 아마존강 유역의 녹지 남벌과 미래 자원의 보고(寶庫)로 각광받고 있는 '백색의 제7대륙' 남극 개발만 해도 그렇고 각국의 도시 계획과 그린벨트 시비만 해도 예외가 아니다. 아마존 강 정글이 세계적인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정부가 개발, 황폐화의 길에 들어선 것은 1980년대 초부터였고 85년 한해만도 무려 310만㏊가 무참히 벌채됐다. 그러니까 하루 24시간 호흡할 산소량 중 6시간분을 빼앗긴 지 오래된 셈이다.
30년간 이른바 '남극조약'에 의해 보호됐던 남극개발 논의가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에서 시작된 것도 마(魔)의 80년대 초인 1982년이었다. 그 후 37개 남극조약 가맹국은 회의만 열렸다 하면 한 달 동안 끄는 등 논란을 거듭했지만 미국과 멕시코를 합친 1천248만㎢ 넓이인 남극 얼음 대륙은 결국 자원의 보고를 노리는 각국의 선점 각축장이 돼버렸고 우리의 과학기지 역시 1987년 킹 조지 섬 발데스만 연안에 세워졌다. 바로 지난 달 불붙은 시비 한 건만 더 들어보자. 모차르트의 출생지이자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지정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아름답기로 유명한 미라벨 궁전 부근에 화력발전소 건설이 되느냐 안 되느냐 하는 논란이다.
양쪽의 시비는 늘 치열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과 미국 메릴랜드대학 합동 연구팀은 '자연보전이 개발보다 100배는 이익'이라고 작년 8월9일자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는가 하면 아무리 히말라야가 더럽혀진다고 해서 하늘 끝까지 다가가 보려는 산악인의 발길을 묶을 수야 있느냐는 반론 또한 거세다. 오염이 겁나 신도시 건설도 못하고 배기가스 때문에 자동차 출고도 못할 수야 없지 않으냐는 행정 관료의 항변 역시 퉁명스럽다. 12년째 공사에 1조9천억원이나 들여 완공 단계에 들어간 새만금 대 역사의 잠정중단 판결이 나온 것은 아무래도 무리가 아닌가 싶다. 어렵겠지만 완공은 하되 오염은 막는 두 마리 토끼 잡기 작전이 어떨까./오동환(논설위원)
자연과 개발
입력 2003-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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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17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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